[ 노경목 기자 ]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가격이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LCD값은 40인치 패널 평균가를 기준으로 6월부터 하락세에 들어섰다. 5월에 패널당 141달러이던 가격이 지난달에는 105달러까지 하락했다. 하락폭은 25.5%에 이른다. TV 대형화와 삼성전자에 대한 샤프의 LCD 패널 공급 중단에 따른 수급불균형 등으로 나타났던 지난해 말부터의 LCD 가격 상승세는 완전히 막을 내렸다.
시장의 관심은 LCD 패널 가격 하락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쏠리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와 증권가의 시장 전문가들은 하락세가 적어도 내년 3월까지 이어질 거라는 것에 이견이 없다. TV시장은 정체된 가운데 중국 업체들을 중심으로 패널 공급은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3월 이후 시장 상황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한편에서는 하락세가 내년 3월로 끝나고 이후 LCD 패널 시장이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행사를 앞두고 TV 수요가 반등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TV제조업체들이 올해 상반기에 쌓았던 LCD 패널 재고물량을 소진하고 다시 LCD 패널 구매에 나설 것이라는 점도 낙관론의 근거다.
반면 이 같은 수요 증가 이상으로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내년부터 본격 가동이 시작되는 중국의 10세대 이상 대면적 LCD 패널 공장들 때문이다. 우선 BOE가 허페이에서 세계 최초의 10.5세대 LCD 공장을 내년 1분기부터 가동하기 시작하며 이듬해 2분기에는 CSOT의 11세대 공장이 돌아갈 예정이다. CEC판다도 8세대 공장 2개가 내년 가동에 들어간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설비 증설에 따라 중국 업체들의 대형 LCD 패널 공급 증가율은 지속적으로 시장 성장률을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세계 LCD 생산량이 면적을 기준으로 올해 말 3599만㎡에서 3977만㎡로 10.5%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생산은 오히려 소폭 감소했지만 BOE 등 중국 업체들의 생산량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해당 기간 BOE의 패널 생산 증가량은 435만㎡에서 666만㎡로 53.1%에 이르렀다. 이 같은 공급 증가는 계절적인 수요 증가로 LCD 패널 가격이 일시 반등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으로 연결된다.
LCD 가격 하락으로 LG디스플레이가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에서 아직 이렇다 할 수익을 내지 못하는 가운데 LCD 가격 하락이 수익성을 크게 훼손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내년 TV용 OLED 패널의 흑자 전환이 예고되고 있어 LCD 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성 하락을 보조해줄지 관심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OLED가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LCD를 넘어섰기 때문에 LCD 가격 하락에 따른 피해가 제한적이다. 내년까지도 플렉시블 OLED에서는 뚜렷한 경쟁자가 등장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패널로 TV를 만드는 TV제조업체들은 원가 하락에 따른 수혜를 본다. 전체 매출 대비 TV 비중이 높은 LG전자가 삼성전자보다 LCD 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를 크게 볼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9%대의 영업이익률을 올리고 있는 LG전자는 내년 초 내놓을 올레드 TV의 판매량에 따라 더 높은 실적을 노리는 것도 가능할 전망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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