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경제보좌관이 주재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등 참석
"기업과 신뢰회복 계기 기대"
[ 손성태/좌동욱 기자 ] 청와대가 대기업을 비롯해 중견·중소기업 등 재계와 본격적인 소통에 나서기로 했다. 18일 청와대와 재계에 따르면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조만간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재계와의 소통 차원에서 8대 그룹 경영자와 비공개 만찬 간담회를 여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하현회 LG 부회장, 황각규 롯데 사장, 오인환 포스코 사장, 홍순기 GS 사장, 여승주 한화 사장 등이 참석하기로 했다. 최근 인사가 끝난 SK는 지주회사 장동현 사장이 참석하기로 내부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 따르면 김 경제보좌관은 지난달 대한상공회의소를 창구로 대기업 경영진과 면담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 재계에선 지난해 11월 안종범 전 경제수석 구속수감으로 끊어진 청와대와 재계의 상시 소통 채널이 13개월 만에 복원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경제보좌관이 내년 경제계획 수립에 앞서 기업 의견과 애로사항을 듣기 위한 취지”라며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중소기업과도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대기업 만찬 회동에 부사장급 이상 실무 경영진의 참석을 개별 그룹에 요청했으나 각 기업이 자율적으로 사장급 이상으로 급을 맞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경제수석이 아니라 경제보좌관이 재계 회동에 나선 것과 관련해 “과거 정부에서 기업 업무와 연관성 있는 경제수석이 재계 회동에 나서 문제가 있었던 만큼 경제보좌관이 소통에 나선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형식과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재계는 이번 만찬 회동에서 “투자 고용 상생 노동 평창동계올림픽 등 각종 경제 현안 등을 놓고 국가 경제를 위한 대승적인 차원의 협의가 오갈 것”으로 기대했다. 재계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해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 새 정부 경제 관련 수장들이 재계와 잇따라 소통에 나선 것을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일부 대기업은 인사 시즌을 앞둔 데다 청와대 경제보좌관과 재계 간 회동이 전례 없는 일이어서 다소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대기업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 측과 면담한 이후에도 건의 사항이 수용되거나 친노동 정책이 달라지는 분위기를 느낄 수 없었다”며 “최순실 사태 이후 기업은 청와대와 비공식적으로 만나는 것을 약간은 부담스러워한다”고 전했다.
손성태/좌동욱 기자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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