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루치 "틸러슨의 '조건 없는 대북 대화' 발언 신뢰하고 싶다"

국회 한반도전략 세미나 기조강연


[ 서정환 기자 ]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전제조건 없는 대북 대화) 발언을 더 많이 신뢰하고 싶다.”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국무부 북핵 특사(사진)는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미국의 한반도 전략’ 세미나 기조연설 후 ‘미 국무부와 백악관의 대북 메시지가 엇갈리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말했다. 미국 트럼프 정부에서 나오는 대북 메시지 가운데 ‘대화론’을 강조해 온 틸러슨 장관의 발언을 믿고 싶고, 또 그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USKI) 소장을 맡고 있는 갈루치 전 특사는 ‘엇박자’ 대북 메시지에 대해 “‘착한 경찰’과 ‘나쁜 경찰’ 역할을 (나눠서) 하듯이 백악관이 문제를 만들고 국무부가 좋은 말을 해서 일부러 혼동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틸러슨 장관이 지난 13일 “우리는 북한이 대화할 준비가 되면 언제든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데 대해 백악관은 그 다음 날 “우리는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지만, 북한이 먼저 추가 도발을 자제하고 비핵화를 향한 진정성 있고 의미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하면서 입장 차를 드러냈다.

갈루치 전 특사는 “트럼프 정부가 이전 정부보다 메시지를 정제해서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메시지를 전달하는 훈련이 잘 되지 않아서 한쪽에서 이 얘기를 하고 다른 쪽에서 저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북한이 비무장지대 너머에서 대치하고 있고 탄도미사일 시험을 하고 있는 와중에 군사적 옵션은 선호할 만한 옵션이 아니다”며 “북한이 우리를 자주 속여왔기 때문에 외교적 옵션도 항상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대북 제재는 탄도미사일 혹은 북핵 프로그램에 대한 강력한 방안이라 할 수 있지만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하기 위해서는 다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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