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칼럼] 성조숙증, 전문의 진단이 먼저… 가급적 빨리 병원 찾아야

입력 2017-12-19 17:13  

[ 이지현 기자 ] 성조숙증은 2차 성징(사춘기)이 여자아이는 8세 미만, 남자아이는 9세 미만에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2차 성징은 성호르몬 분비로 인한 신체 발달 정도로 판단한다. 여아에서는 유방 발달, 남아에서는 고환의 용적이 4mL 이상 또는 장경이 2.5㎝ 이상 커지는 것으로 진단한다. 물론 신체 성숙 정도만으로 성조숙증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 골 연령, 성호르몬 수치 등 다양한 평가지표를 바탕으로 진단한다. 확진하려면 생식샘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GnRH)을 이용한 호르몬 수치를 검사한다. 환자 상태에 따라 검사 항목이나 추가 검사 유무 등을 결정한다. 모든 성조숙증 아동의 최종 신장이 작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성호르몬 분비로 골단이 일찍 닫히면 일찍 성장이 멈춘다. 치료를 정할 때는 현재 키와 나이, 골 연령, 2차 성징 발생 시기, 사춘기 발달 상태, 부모의 키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

성조숙증의 진단과 치료에서 중요한 세 가지는 ‘전문의의 진단’ ‘원인 파악’ ‘치료 범위 혹은 효용’이다. 성조숙증에 대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이뤄져야 한다. 사춘기 시작 및 진행 여부를 보기 위해 성장 속도 및 신체 진찰이 주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일회성 검사 수치만으로 판단하는 것보다 지속적 모니터링과 후속 검사를 통해 판단한다.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성조숙증은 뇌하수체 활성화로 성호르몬이 과다 분비돼 생기기도 하지만 생식기나 내분비 질환 때문에 발병하기도 한다. 성조숙증 치료로 환자가 얻을 수 있는 ‘치료 범위나 효용’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 소아내분비학 심포지엄에서 확인된 것처럼 세계적으로 여아의 초경, 유방 발달 등 사춘기 시작 연령이 앞당겨지는 추세다. 원인으로는 아동 비만의 증가, 환경호르몬 과다 노출 등 다양하다. 어느 한 가지 요인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런 요인에 대해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또래보다 월등히 키가 크거나 사춘기 발달이 매우 빠른 아이들만 병원을 찾았지만 요즘은 더 많은 수의 아이들이 병원을 찾는다. 학계에서 성조숙증 치료 환자군을 좀 더 제한하자는 논의도 있었지만 성조숙증 치료로 혜택받을 수 있는 환자가 치료받지 못하는 등의 우려가 있어 진단 기준은 바뀌지 않고 있다. 중추성 성조숙증으로 진단되면 GnRH 유사체를 이용해 치료를 시작한다. 뇌 속 뇌하수체에 있는 GnRH 수용체에 작용해 생식샘자극호르몬 분비를 억제하고 성호르몬 분비를 억제해 사춘기를 늦추는 원리다.

중추성 성조숙증 치료는 성호르몬 분비를 일시적으로 억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치료가 끝나면 다시 호르몬이 정상적으로 분비된다. 환자 상태에 따라 전문의가 용량을 적절하게 조절하기 때문에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치료 효과는 좋은 편이다. 가능한 한 빨리 병원을 찾아 전문의에게 꾸준히 진료받아야 한다. 치료 기간은 평균 2~3년 내외지만 환자에 따라 다르다.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면 4주 제형을 선택하고 매달 검사가 불필요하고 안정적으로 치료 중이면 12주 제형을 선택한다. 여행이나 캠프를 가는 등의 이유도 있다.

성조숙증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부모의 관심이다. 자녀의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 규칙적 식사 등을 잘 관리해줘야 한다. 무엇보다 자녀에게 성조숙증이 의심된다면 병원을 찾아 전문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유지숙 < 단국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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