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매출 110조 돌파… 내년 감성콘텐츠 시대 '활짝'

입력 2017-12-19 17:24   수정 2017-12-20 07:46

올 콘텐츠시장 결산과 새해 전망


[ 김희경 기자 ] 올해 콘텐츠업계에는 새로운 기술을 접목한 콘텐츠가 쏟아졌다. 인공지능(AI) 작곡 음악이 등장했으며 가상현실(VR) 게임도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은 이런 기술이 콘텐츠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반대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중은 이전보다 더 감성이 덧대어진 콘텐츠를 찾고 이를 내놓는 창작자가 각광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 2017년 결산과 2018년 전망’을 발표했다. 권오태 정책개발팀장은 “기술로는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감성 콘텐츠를 찾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며 “이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들도 시장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모티콘 번역가 등 새로 등장

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콘텐츠 매출은 작년보다 4.5% 늘어난 110조4000억원에 달했다. 중국의 한한령(한류 금지령) 여파에도 수출액은 증가했다. 올해 콘텐츠 수출액은 같은 기간의 8.6% 증가한 67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송진 산업분석팀장은 “게임 시장 성장과 지역 다변화, 방탄소년단(BTS)의 성공 등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올해 가장 눈에 띈 변화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색다른 콘텐츠들이다. 하지만 2018년 트렌드는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대중의 감성을 자극하는 콘텐츠가 이끌 전망이다. 권 팀장은 “LP 등 불편하고 많은 비용을 지급하더라도 향수를 자극하는 아날로그 콘텐츠가 인기를 얻고 있다”며 “내년엔 이 같은 감성을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하는 ‘소프트텔링’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이끄는 크리에이터는 기존엔 없던 새로운 형태로 등장할 전망이다. 웹툰을 기반으로 하되 기존 작가, 독자와는 또 다른 시선으로 일상을 그리는 ‘웹툰 에세이스트’, 문화와 세대별로 사용하는 이모티콘 의미와 역할을 해석하는 ‘이모티콘 번역가’ 등이다.

◆디즈니, 넷플릭스 등 경쟁 격화

전체 콘텐츠 시장은 격변기를 맞을 전망이다. 먼저 방탄소년단을 통해 정립된 새로운 해외 진출 전략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권 팀장은 “BTS가 전략적으로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활용해온 것처럼 다양하고 섬세하게 한류 전략을 세우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각자 개성이 강하게 표출되는 ‘힙한류’ 시대가 펼쳐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왕좌의 게임’도 펼쳐진다. 디즈니가 21세기 폭스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플랫폼 업체들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 빅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이다. 최근 페이스북도 영상사업을 시작했으며, 애플도 자체 콘텐츠 제작을 선언했다. 여기에 기존 강자인 넷플릭스도 자체 콘텐츠 제작비를 전년 대비 10억달러 늘려 70억달러로 책정해 왕좌를 지키고 뺏으려는 ‘치킨게임’이 극대화될 전망이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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