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MB 때 자원개발 도운 서동구 국정원 1차장 왜 데려갔나"
[ 유승호/조미현 기자 ]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관련 의혹을 따지기 위해 19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가 여야 간 막말과 고성 속에 파행으로 끝났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은 임 실장이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에 대한 UAE 측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지난 10일 UAE를 방문한 의혹이 있다며 회의를 열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수석부대표는 회의 시작 전부터 위원장석 앞에 나와 “일방적이고 불법적으로 소집된 회의”라며 강하게 항의했다. 박 수석부대표는 “정우택 운영위원장이 해외 출장을 나가 있고 안건이 정해지지 않았으며 여야 간사가 합의하지 않았다”고 절차상 문제를 지적했다. 이날 회의는 한국당 소속 의원 8명이 요구해 열렸으며 한국당 간사인 김선동 의원이 정 위원장에게서 사회권을 넘겨받아 진행했다.
박 수석부대표는 “안건 협의도 하지 않은 회의에 야당 의원들은 왜 와 있느냐”며 “정치 공세를 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의사진행을 방해하라고 지시한 것이냐”며 “이 중요한 국민적 의혹을 앞두고 임 실장은 왜 휴가를 갔느냐”고 말했다. 임 실장은 18일부터 21일까지 휴가를 냈다.
김 원내대표는 “(임 실장이) 서동구 국가정보원 1차장은 왜 데려갔는가”라며 “1차장은 이명박 정부 때 한전에 있으면서 UAE 원전 수주와 관련해 많은 정책적 조언을 한 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이 전임 정권의 원전 수주 뒷조사를 하다가 엄청난 외교적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의원 중 홀로 참석한 박 수석부대표는 30여 분간 항의를 마치고 퇴장했다.
이어진 회의에서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세간에선 문재인 정권이 정치 보복을 위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뒤꽁무니를 캐던 중 UAE 왕실의 자금까지 들여다보다가 발각돼 왕실이 격노하고 국교를 단절하겠다는 항의까지 했고, 이를 무마하고자 임 실장이 가서 왕세제에게 고개를 숙이고 사과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임 실장의 행적에 대해 소상히 해명하고 잘못이 있다면 국민에게 용서를 빌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UAE 왕세제를 예방한 것은 큰 틀에서의 양국 간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UAE 왕세제와 만날 때 서 차장이 배석한 이유에 대해서는 “국정원 1차장은 해외업무 담당자이고 주요 인사의 해외 순방 때 동행할 수 있다”며 “UAE와 한국 간 파트너십 강화와 관련해 많은 현안이 있고, 그중 정보 교류의 영역도 있어서 동행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유승호/조미현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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