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러시아는 미국 이익 반하는 경쟁국"… 강경노선 전환한 '트럼프 독트린'

입력 2017-12-19 19:40   수정 2017-12-20 05:34

미국 우선주의·경제 안보 강조
'선제 공격'등 예민한 단어 안써



[ 뉴욕=김현석 기자 ] 18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새 국가안보전략(NSS)의 핵심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패권에 도전하는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고, 북한과 이란 등 불량국가는 힘으로 해결하며, 안보 측면에서 경제적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우선주의’와 ‘경제 안보’ 개념을 버무려 ‘트럼프 독트린’을 내놓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NSS 보고서는 “경제 안보가 국가 안보의 기본”이라며 다른 나라와의 경제 관계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그러면서 무역 불균형, 중국 등으로부터의 경제적 공격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NSS 보고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미국의 힘과 영향력 측면에서 경제적 활력, 성장과 번영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NN 방송은 “경제 안보를 강조한 건 그동안의 NSS 보고서와 완전히 다르다”고 평가했다.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선 “미국의 힘과 영향력, 이해관계에 도전하고 있다”고 싸잡아 비난하면서 강력한 견제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버락 오바마 전 정부는 중국의 부상을 장기적 측면에서 경계했지만 명확하게 경쟁국으로 규정하진 않았다.

보고서는 특히 중국을 겨냥해 “국가주도 경제모델을 확장하며 자기 이익에 맞게 지역질서를 재편하는 방안을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 차원에서 반도체산업에 투자하는 중국의 전략 등에 미국이 반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공정한 무역관행과 지식재산권 침해에 강력한 행동을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중국과 러시아뿐 아니라 북한과 이란 등 불량정권, 테러단체 등을 ‘국가적 위협 대상’으로 명시했다. 다만 ‘선제공격’ 등 민감한 단어는 쓰지 않았다.

한편 중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미국의 경쟁자로 지목한 데 대해 냉전적 사고와 제로섬 게임 같은 구시대적 관점을 드러낸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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