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가 매년 새해 경영목표로 '핀테크 강화'를 외치면서도, 정작 신기술 도입이나 모바일 최적화 등에선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보수적인 카드 업계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신 생체인증 시스템인 '안면인식기능'을 도입한 삼성전자 갤럭시S8이 출시된 지 9개월이 지났지만 카드사들은 관련 기술 도입에 유보적이다.
주요 카드사 중 안면인식기능을 적용하고 있는 카드사는 현대카드가 유일했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우리카드 등은 지문인식과 홍채인식 기능을 사용 중이며 국민·롯데·하나카드는 지문인식만 적용하고 있다. 안면인식은 지문이나 홍채에 비해 보안성이 떨어져 금융 사고 발생 위험이 높다는 게 이유다.
하지만 현대카드를 비롯해 우리은행 씨티은행 등이 안면인식 기술을 본인 인증에 적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안성을 문제로 신기술 도입에 소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있다.
심지어 카드사 중에는 홍채인식조차 지원하지 않는 곳이 많다.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 하나카드, BC카드는 현재 홍채인식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특히 은행계 카드사인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는 계열사 은행에서 적용하고 있는 홍채인식 기능을 아직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남들보다 먼저 신기술을 도입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며 "애플 아이폰과 삼성 갤럭시의 신기종 보급화로 안면인식기능이 대중화되면 결국 도입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핀테크 사업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역시 최근 트렌드인 '통합 앱'에서 벗어나 있다.
대부분의 카드사들은 제공 서비스에 따라 다른 복수의 앱을 운영 중이다.
과거 스마트폰의 성능이 지금보다 낮았을 때에는 상대적으로 느린 통합 앱의 구동 속도 특성상, 기능별로 앱을 나누는 게 유리했다. 그러나 스마트폰 성능 고도화와 함께 편의성을 위해, 하나의 앱에 다양한 기능을 모아놓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로 자리잡았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방향성은 통합앱 구축으로 가는 것이 맞다"며 "단계적으로 개별 앱들의 기능을 흡수하며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높이는 쪽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카드사들은 현실적으로 통합 앱 체제를 구축하기 쉽지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개발 단계에서의 어려움이 있을 뿐더러 기존 고객들을 새 어플로 이동시키는 것도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미 다수의 앱으로 모바일 환경을 구축한 회사들이 다시 통합 앱을 구축하는 건 위험부담이 크다"며 "통합앱을 만든다 해도 고객들이 온전히 넘어올 지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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