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미국 세제개편안 통과 선반영…'하락'

입력 2017-12-20 16:07  


미국 세제개편안 통과에도 원·달러 환율이 하락 추세를 이어갔다. 세제개편안 통과 기대감이 선반영되면서 앞서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과는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20일 서울외환시장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00원(0.37%) 내린 1080.90원으로 장을 마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세제개편안이 마지막 관문인 미국 의회 상원에서도 통과됐다. 미국 의회 상원은 전체회의를 열어 찬성 51표 대 반대 48표, 기권 1표로 세제개편안을 통과시켰다.

박성우 NH선물 연구원은 "달러 인덱스가 10월 이후 조금씩 반등하는 등 세제개편안 통과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됐다"며 "세제개편안이 시행되도 경제성장률을 많이 올리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아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재정수지 악화 가능성도 달러강세가 제한되는 배경으로 작용한다. 박 연구원은 "세제개편으로 정부재정 수지가 줄어드는 만큼 정부재정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재정수지가 안 좋아질 가능성이 높으면 보통 해당국 통화는 약세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위안화 강세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세제개편이 이미 선반영됐다는 인식이 강하면서 달러 상품의 탄력도 자체가 약해졌다"며 "위안화 강세 영향으로 원화도 강세를 보이고 있는 듯 하다"고 설명했다.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은 1080~1090원대로 하락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원달러 환율을 상승시킬 수 있는 재료에도 유의해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 연구원은 "당국은 1080원대를 지켜보며 종가관리에 들어갈 것"이라면서도 "연말 수출업체의 네고물량(달러화 매도)가 많아질 수 있고, 국민연금 해외투자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원달러 환율 하락만을 기대하기엔 조금 애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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