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에 금속재료 분사
스퍼터 설비 국산화·제조
일본이 독식한 시장 진출
2013년 세계 1위로 올라서
[ 강태우 기자 ]
충남 아산시 둔포면 아산테크노밸리에 있는 에이치엔이루자(대표 송원)는 본사 부지 3300㎡에 110억원을 들여 3공장을 짓고 있다. 모바일 시장 호황으로 1, 2공장에서 생산하는 물량으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서다. 송원 대표는 “1, 2공장에서 1년에 스퍼터(sputter) 설비 30대를 생산했는데 다음달 3공장이 완공되면 48대까지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진다”고 말했다.
에이치엔이루자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 들어가는 스퍼터 설비를 제조한다. 스퍼터는 스마트폰 액정에 금속재료를 고르게 분사하는 장비다. 짧은 시간(90초) 진공상태에서 일정 두께로 액정에 막을 입히는 핵심 기술이다. 그동안 이 시장을 일본 기업이 독식했다.
이 회사는 2007년 창업과 동시에 기술을 국산화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회사 관계자는 “창업 당시 디스플레이 시장은 LCD에서 스마트폰용 OLED로 투자가 이뤄지고 있었지만 자체 기술력 확보에 나선 기업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3년간의 연구개발을 통해 기술을 개발했다. 2년간 테스트를 거쳐 창업 5년 만에 자체 기술을 이용한 스퍼터 설비 생산능력을 갖췄다. 이 과정에서 두 번의 위기를 겪기도 했다. 2012년 대기업에 처음 납품한 스퍼터 설비의 품질 수준이 수요처 기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공급 중단 위기에 직원들은 100일간 밤낮으로 매달려 문제를 해결했다. 유환규 부사장은 “2015년 디스플레이 시장 침체로 재정이 악화됐지만 인력과 기술 개발 투자를 줄이지 않고 원가 절감 등을 통해 위기를 넘겼다”며 “어려울 때 모든 직원이 합심한 덕분에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2012년 삼성디스플레이 등 대기업이 5.5세대 모바일용 OLED 양산을 위한 투자에 나서면서 성장을 이어갔다. 2012년 스퍼터 설비를 공급하면서 올린 67억원의 매출이 올해는 2200억원을 넘길 전망이다. 중국 쑤저우 등에 있는 대기업에도 수출한다. 2013년부터 세계 스퍼터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박정훈 경영지원본부장은 “직원들이 일본의 견제 속에 독자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스퍼터 설비 외에 8세대 대형 OLED TV 생산에 필요한 니켈 도핑 시스템도 개발해 관련 설비를 생산한다”고 소개했다.
이 회사는 전체 직원 200명 중 70%가 기술개발 엔지니어다. 디스플레이 시장이 요구하는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익금 대부분은 연구개발에 재투자한다. 직원 복지를 위해서도 아낌없이 투자한다. 송 대표는 “기숙사 무료 제공, 테마형 사원주택단지 조성, 가족 해외여행·학자금 지원 등 차별화된 복지 제도를 운영한다”며 “주거·교육·육아 등 가정생활을 고민하지 않고 일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직원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아산=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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