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의안 의총 의결여부 놓고 실랑이도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 의원들은 20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 여부를 전당원 투표에 묻겠다는 안 대표의 제안에 반발해서다. 이들은 "바른정당과의 합당을 희망하는 안 대표와 의원 및 당원들은 차라리 국민의당을 탈당해 합당절차를 추진하라"고 날을 세웠다.
이날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을 만나 "오늘 의원총회에서는 합당은 정당법 및 당헌당규상 전당대회의 의결사항인데, 전당원투표를 하겠다는 안 대표의 발언은 정당법과 당헌당규를 위반하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의원들은 안철수 대표의 일방적인 합당 추진에 반대하고 즉시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의원총회가 예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의원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을 목적과 의도로 의원총회 이전에 통합을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은 의원들의 의견을 무시한 것"이라며 "의원총회 이전에 합당을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한 안 대표의 불통을 엄중히 규탄한다"는 내용으로 다수 의원들이 총의를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통합반대파는 전당원투표의 즉각 중지, 호남 의원들을 '구태정치'로 표현한 것에 대한 사과, 당 대표직의 사퇴 등을 요구했다. 반대파 의원들은 "국민의당 이념 정체성에 반하는 보수대합당을 염두에 둔 합당은 시대 정신에 역행하는 것이다. 안 대표 및 합당을 희망하는 의원 및 당원들은 차라리 국민의당을 탈당해 합당 절차를 추진하라"고 비판했다.
당은 이날 통합반대파 의원들의 입장이 담긴 결의안이 의원총회에서 의결됐는지 여부를 놓고 통합추진파와 반대파 간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오늘 의원총회엔 20명의 의원이 참석해 성원이 되었으나 최종적으로 16명이 남았다"며 "이 내용은 안건으로 상정되지도 않았고 의결정족수도 안되기 때문에 의원총회 의결사항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반대의견도 있다"고 설명했다. 권은희 원내수석부대표와 김철근 대변인도 김수민 원내대변인의 의견에 힘을 실어 주었다.
반면 김경진 원내대변인은 "대변인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릴 수 있어서 추가로 한말씀 드리겠다"며 "해당 결의안은 의결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뒷받침 하기 위해 의원총회 참석한 의원과 도중에 의원총회 자리를 떠나며 권한을 위임한 의원들을 한명씩 호명했다.
의원 간 갈등이 커지자 자리를 떠났던 김동철 원내대표가 다시 의원총회장을 찾아 상황 정리에 나섰다. 김 원내대표는 "오늘 마무리 하면서 의결이라는 말을 쓰진 않았지만 의원들의 총의를 모은 것"이라며 사실상 사안이 의결됐음을 시인했다. 그는 "결의문을 하나의 안건으로 보자면 의결이라 할 수 있지만, 결의문 자체를 의결한다는 것은 없다. 총의를 모았다는 표현이 정확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에 대한 찬반으로 당대표 재신임을 묻겠다"며 전당원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안 대표는 전당원투표에서 통합 찬성 여론이 확인된다면 1월부터 전당대회 등 본격적인 통합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김소현 기자 ks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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