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의 주범인 일산화탄소를 줄이는 동시에 자원화할 수 있는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일산화탄소를 반응물로 사용해 탄생한 고분자 폴리케톤이 핵심이다. 연간 5만t의 폴리케톤을 제조하면 약 2만5000t의 일산화탄소를 소비할 수 있다. 또 폴리케톤 고분자는 기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에 비해 충격, 마모 등에 훨씬 강하고 난연성을 지니고 있어 성능 면에서도 우수하다.
이런 특성에 주목한 아주대 그린촉매연구실(책임교수 장혜영·사진)은 폴리케톤 합성에 사용하는 촉매를 개발해 일산화탄소를 자원화하는 기술 개발을 통해 국내 석유화학산업 생산품의 고부가가치화에 뛰어들었다. 이를 위해 연구실은 폴리케톤 상용화에 장애가 되는 반응기 파울링(고분자가 서로 뭉치고 반응기에 달라붙는 현상)과 고분자 밀도 조절 해결에 심혈을 기울였다. 정부의 CO/올레핀 공중합을 통한 CI 폴리머 제조용 촉매기술 개발 과제를 수행하면서 파울링, 고분자 밀도 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원천 촉매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추가 고분자 시드 투입 없이 새로운 형태의 촉매 조성물을 개발해 파울링 문제를 해결했고, 높은 겉보기 밀도의 고분자를 생산하게 됐다. 이런 성과는 경제적, 학술적 업적도 이끌어냈다.
첫 번째는 비용 절감이다. 폴리케톤 상용화 공정에서 시드를 추가 투입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공정이 단순해져 비용이 절감됐고, 파울링이 없기 때문에 반응 용기를 세척하는데 들어가는 비용, 시간을 감축하여 생산 단가를 낮췄다. 두 번째는 세 건의 국내 특허 및 PCT 출원, 저명한 해외 학술지 게재다. 특히 2017년 게재한 Industrial & Engineering Chemistry Research 논문은 ACS Editor’s Choice로 선정됐다. 하지만 지금의 결실을 맺기까지 쉽지만은 않았다. 폴리케톤은 쉘사에서 상용화 기술을 개발했으나 2000년대 초반 생산을 중단하고, 이후 국내기업 효성이 생산하고 있다. 쉘사의 연구가 유일한 선행 연구결과로, 접할 수 있는 내용이 제한적이었다. 2015년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은 ‘C1 가스리파이너리 사업단’ 지원을 받으면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사업단 내의 다양한 연구자와 교류하면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발전시켜 나갔다.
장혜영 교수는 “원천 촉매 개발을 통해 파울링 문제 등을 해결했고 추가 촉매 개발을 통해 고문자의 물성 조절, 폴리케톤 생산 프로세스 개선 등 다양한 연구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량의 일산화탄소 원료물질을 고부가가치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으로 전환할 수 있는 폴리케톤 관련 연구에 정부와 기업의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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