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대책 이후 지방시장 조정…영남 하락폭 커져
도봉 한신아파트 거래량 최다…대치 은마 뒤이어
올해 아파트 매매시장은 극심한 양극화로 요약된다. 서울은 잇따른 규제에도 강남 인기 단지를 중심으로 ‘불패’가 이어진 반면 영남권 시장은 지역경제 위축으로 초토화된 모양새다. 서울 잠실 아파트의 매매가격이 3~4억원 오르는 동안 경남 창원 아파트는 1억원 가까이 폭락했다.
◆‘부동산 1번지’ 강남 강세 여전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주까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1.00% 상승해 지난해(0.85%)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서울(4.52%)은 전국 평균의 4배를 웃돌았다.
‘강남불패’는 여전했다. 서울 송파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8.63% 상승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최고 50층 재건축이 확정된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76㎡는 연초 13억원이던 매매가격이 17억원대로 뛰었다. ‘잠실엘스’ 전용 84㎡ 역시 1년새 웃돈이 4억원 이상 붙어 이달 14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강동구(6.09%)와 강남구(5.79%), 서초구(4.79%) 등 나머지 ‘강남4구’ 지역도 서울 평균을 넘어섰다. 인기 중형 아파트 매매가격은 속속 20억원대에 진입하고 있다. 지난해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 이후 올해 7월엔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 매매가도 20억을 넘겼다. 10월엔 압구정동 ‘압구정현대5차’ 전용 82㎡가 21억원에 거래됐다. 대치동에선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가 이달 초 20억원이 넘는 가격에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최고가 아파트 역시 서울에서 나왔다. 한남동 ‘한남더힐’ 전용 244㎡는 78억원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강남권에선 청담동 ‘상지리츠빌카일룸2차’ 전용 244㎡의 거래가격이 52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상승장 열차 못 탄 영남 ‘울상’
수도권 아파트값 역시 2.58% 올라 상승폭이 컸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경기 성남 분당구(6.98%)가 가장 많이 올랐다. 광명(3.72%)과 성남 수정구(3.63%), 안양 동안구(3.07%), 인천 연수구(3.03%) 등이 3% 이상의 상승률을 보였다.
지방은 -0.50%로 약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역별 편차가 컸다. 강원 속초(6.52%)와 강릉(6.33%), 동해(5.93%) 등 영동지방 해안도시는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전남 여수(5.83%)와 충남 계룡(5.49%)도 큰 폭으로 올랐다.
그러나 중공업 등 중후장대 산업이 위축된 영남지역은 집값이 뚝 떨어졌다. 경남 거제(-8.92%)와 울산 북구(-7.40%), 포항 북구(-7.31%)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창원 성산구(-11.65%)와 의창구(-10.66%)는 10% 이상 폭락했다.
창원 성산구 반림동 ‘트리비앙’ 전용 76㎡는 최근 3억4000만원에 거래돼 연초 대비 8000만원가량 가격이 떨어졌다. 인근 ‘노블파크’와 ‘한화꿈에그린’ 전용 84㎡ 역시 5000~6000만원가량 내렸다. 마산합포구에선 ‘마산만아이파크’ 전용 84㎡의 매매가격이 7000만원 정도 주저앉았다. 거제 지역 아파트도 2000~3000만원가량 조정을 받은 단지가 많다.
‘8·2 부동산 대책’을 기점으론 지역별 온도차가 더욱 뚜렷했다. 창원 의창구의 경우 8·2 대책 발표 전까지 -3.16%이던 하락폭이 발표 이후부터 집계론 -7.33%를 기록해 두 배 이상 커졌다. 포항 북구도 -2.49%에서 -4.89%로 골이 깊어지는 등 규제 직격탄을 맞는 지역이 속출했다. 반면 서울 송파구(4.14%→4.36%)와 대구 수성구(0.84%→2.65%), 전북 익산(1.75%→2.61%) 등 지역은 8·2 대책 발표를 기점으로 오히려 오름폭이 커졌다. 성남 분당구(3.45%→3.21%) 또한 오름세가 진정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거래량 감소…새 아파트 분양가는 올라
아파트 매매는 지난달까지 전국에서 56만4862건이 이뤄졌다. 전년 동기 대비 10.4% 감소한 수준이다. 대도시 가운데는 △서울(9만9413건) △부산(3만9602건) △인천(3만6860건) △대구(3만774건) △광주(2만2739건) △대전(1만9915건) △울산(1만2216건) △세종(4290건) 순으로 많았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월~8월까지 4개월 동안 매달 1만건 이상을 기록했다. 8월엔 1만4702건이 거래돼 월간 기준 역대 최고였다. 하지만 규제에 따른 ‘거래 절벽’이 현실화 되며 9월 8263건, 10월 3804건, 11월 6499건으로 각각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단일 단지 가운데선 도봉동 ‘한신아파트’의 거래량이 186건으로 가장 많았다. 49층 재건축안을 포기한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171건으로 뒤를 이었다. 중계동 ‘중계주공2차(159건)’와 잠실동 ‘리센츠(158건)’도 인기가 많았다. 재건축을 위해 오는 1월까지 이주가 진행되는 둔촌동 ‘둔촌주공4단지’의 경우 착공 때까지 조합원 지위양도가 가능해지면서 143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둔촌주공 전체 단지를 합치면 연간 243건의 손바뀜이 일어났다. 개포주공은 총 254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4단지(104건)와 1단지(102건) 순으로 많았다.
전국 민간아파트의 최근 1년간 3.3㎡당 평균 분양가격은 지난달 말 기준 1019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서울 민간아파트의 분양가격이 3.3㎡당 2194만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전년 동월 대비 3.3㎡당 94만원가량 오른 가격이다.
광역별로는 부산 지역 민간아파트 분양가격이 3.3㎡당 1260만원으로 뒤를 이었고 △대구(1204만원) △제주(1174만원) △경기(1171만원) △울산(1112만원) △인천(1089만원) 순이었다. 충북은 683만원으로 나타나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3.3㎡당 평균 15만8000원가량 내려갈 꼴이어서 하락폭도 가장 컸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서울은 아파트 입주 대기 물량이 많지 않은 데다 새 아파트를 공급 공급할 수 있는 방법론이 다양하지 않아 분양시장에서도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반면 수도권과 지방 등지는 거래 부진과 공급과잉 우려 등으로 이미 조정기에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형진 한경닷컴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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