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파워독서] 문화 인프라·기업가정신·디자인… 뜨는 골목상권은 다르다

입력 2017-12-21 16:31  

편리한 대중교통 구축 등
골목 살리기에 정부 역할 중요

상권 전체 경쟁력 높여
소상공인·소비자 윈윈해야

골목길 자본론
모종린 지음 / 다산3.0



사람은 아기자기함, 정겨움, 다양함에 본능적인 호감을 갖는다. 우리가 잘 다듬어진 골목길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모종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가 쓴 《골목길 자본론》은 골목길의 재생을 새로운 시각과 접근 방법으로 다룬 책이다.

대형쇼핑몰과 온라인화의 거센 파고 속에서 전반적으로 자영업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추세에서도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는 것은 골목길의 재생이다.

모든 골목길이 그 대상이 될 수 없지만, 저자의 주장과 대안은 들여다볼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특히 경제학이란 도구와 방법으로 골목길을 접근한 것이 특별한 가치가 있다.

골목길은 경제학 시각으로 바라보면 사적재와 공공재 성격을 두루두루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장인정신과 개척자 정신을 지닌 사업가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환경을 조성하는 데는 정부의 역할도 필요하다. 이런 면에서 보면 “도시는 사회자본”이라고 역설하는 저자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우리는 도시경제의 다양한 공동재를 창출하는 골목길을 하나의 자본으로 이해해야 한다. 골목길은 기억, 추억, 역사, 감성을 기록하고 신뢰, 유대, 연결, 문화를 창조하는 사회자본인 것이다.”

이 책은 서울 홍대, 이태원, 성수동, 가로수길 등과 같은 국내 대표적인 골목길 상권뿐만 아니라 작가의 도시 브루클린, 역사가 작품이 되는 에든버러, 자동차를 포기한 일본의 도야마시, 골목길 재생에 시동을 건 상하이 등 다양한 해외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단순한 소개에 그치지 않고 경제와 경영이란 시각에서 골목길의 특성과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골목길도 경제논리로부터 예외로 남을 수 없다. 수요가 있어야 공급이 있을 수 있다. 특정 골목길이 영속적으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공간디자인, 접근성, 문화 인프라, 임대료, 물리적 조건을 갖췄다고 해서 모두 골목문화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곳에는 반드시 개척자 정신을 지닌 유능한 소상공인과 이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지역활동가가 있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골목길 활성화는 특정 산업의 활성화를 설명하는 ‘산업 클러스터’ 이론으로도 상당 부분 설명할 수 있다.

이를 저자는 ‘C-READI’로 요약한다. 문화인프라, 임대료, 기업가정신, 접근성, 도시 디자인, 정체성 등 여섯 가지 조건의 첫 글자를 딴 모델로 설명한다.

골목길 클러스터 조성은 다른 산업의 육성처럼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저층 건물과 걷기에 편한 거리 조성, 주거지와 상업시설의 공존 등 복합적 공간 디자인, 편리한 대중교통 구축을 통한 접근성 개선 등은 정부의 몫이다.

이 책이 서평자에게 특별하게 와닿은 이유가 있다. 한국에서 제법 알려진 위락지를 방문할 때마다 느끼는 아쉬움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개별 가게의 경쟁력만큼 상권 전체의 경쟁력이 중요하다는 사실이 간과되고 있는 점을 자주 발견하기 때문이다. 많은 고민과 구체적인 대안을 풍성하게 담은 골목길 경제학 저서다.

공병호 <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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