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1조 수면장애 치료제 시장 공략…내후년 美 출시

입력 2017-12-22 15:03   수정 2017-12-22 15:07


SK바이오팜이 1조원 규모의 세계 수면장애 치료제 시장 공략에 나섰다. 회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수면장애 치료제 'SKL-N05'의 판매 승인을 신청했다. 이르면 내후년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내년 SK바이오팜의 상장도 앞둔 만큼 SK의 바이오 투자가 조금씩 결실을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수면장애 치료제 美 판매승인 신청
SK의 100% 자회사 SK바이오팜은 22일 FDA에 SKL-N05의 판매 승인 신청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판매 허가까지 통상 10개월이 걸리는 점을 고려해 이르면 2019년 초 미국에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SKL-N05는 SK바이오팜이 개발한 수면장애 치료제로, 2011년 미국 제약사 재즈에 기술수출됐다. 지난 6월 임상시험 3상 결과를 세계 최고 권위의 수면전문학회(LLC)에서 발표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기면증 및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수면장애 환자 88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3상에서 SKL-N05는 위약(가짜 약) 보다 주간 졸림증이 현저히 개선되는 효과를 보였다. 환자의 주관적 졸림 정도는 기존 치료제인 '자이렘' 대비 2배 이상 개선됐다.

SK바이오팜은 SKL-N05가 전 세계 대표 수면장애 치료제로 부상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전 세계 수면장애 치료제 시장의 약 1조원 규모로, 시장의 90% 이상을 자이렘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자이렘을 판매하고 있는 재즈 역시 SKL-N05를 후속 약물로 적극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미국 시장 진출 뒤에는 다른 지역에도 SKL-N05를 출시할 예정이다. SK바이오팜은 일본, 중국 등 아시아 12개국 판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직접 판매와 기술수출 등 다양한 방법을 검토 중이다. <sk></sk> ◆성장 속도 내는 SK바이오팜
SK바이오팜은 이외에도 내년에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판매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세노바메이트는 FDA로부터 약효를 인정받아 현재 임상시험 3상에서 안전성 시험만 진행 중이다. 세노바메이트의 경우 미국에서만 연간 1조원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SK바이오팜은 이처럼 뇌나 척수 등에 이상이 생기는 중추신경계 질환 신약을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중추신경계 질환 시장의 성장성은 높은 데다가 아직 관련 치료제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중추신경계 질환 시장은 항암 분야와 더불어 가장 큰 시장 중 하나다. 업계에 따르면 중추신경계 질환 시장은 2014년 기준 810억 달러를 기록했다. 2021년에는 92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은 "중추신경계 분야에서 지속해서 혁신적인 신약을 개발·출시하겠다"며 "항암제 등 신규 질환 영역의 신약 개발을 통해 2020년까지 기업가치 10조원 규모의 글로벌 종합제약사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SK바이오팜은 총 8개의 신약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연구개발(R&D) 중이다. 집중력 장애 치료제(SKL13865)의 임상시험 1상은 마쳤고, 조현병·인지장애 치료제(SKL20540), 파킨슨 치료제(YKP10461) 등의 임상시험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신약 개발이 순항하고 있는 만큼 투자 유치에도 적극적이다. SK바이오팜은 내년 계획된 기업공개(IPO)에 앞서 상장 전 투자 유치(프리IPO)를 검토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미 주요 외국계 증권사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SK, 바이오 사업 강화
이 같은 SK바이오팜의 성장은 바이오산업에 대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강력한 의지 덕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바이오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20년 전부터 꾸준히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SK는 2007년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에도 SK바이오팜과 원료의약품 위탁생산업체(CMO)인 SK바이오텍을 계열사로 뒀다. 신약 개발 조직을 지주회사 직속으로 둬 그룹 차원에서 투자와 연구를 진행하게 하려 한 것이다.

올해 6월에는 SK바이오텍을 통해 다국적 제약사 BMS의 아일랜드 생산공장을 인수했다. 생산설비뿐 아니라 전문인력, BMS의 합성의약품 공급 계약까지 가져왔다. 또, 최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선임 매니저가 SK바이오팜에 입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SK는 SK케미칼을 통해 백신, 혈우병 치료제 등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하며 바이오 사업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자체 개발한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를 공식 출시했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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