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애플 특허침해 조사하는 무역위, 미국 ITC처럼 해 보라

입력 2017-12-22 18:04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가 애플 제품이 KAIST의 반도체 특허를 침해했는지를 놓고 조사에 들어갔다고 한다. KAIST 지식재산관리 자회사인 케이아이피가 “애플코리아가 중국과 홍콩에서 수입해 국내에서 판매하는 아이폰X(텐) 등 스마트폰과 아이패드 제품이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조사를 신청한 데 따른 것이다. 무역위가 특허권을 침해했다고 판정하면 아이폰 등의 국내 수입·판매 중지 같은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도 부과할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특허권을 침해한 제품의 국내 수입·판매는 그 자체로 불공정 무역행위에 해당한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자국 기업이 특허 침해로 제소해 오면 바로 조사에 나서는데, 경쟁국 기업 입장에서는 심하다고 할 정도다.

이에 비하면 한국 무역위의 대응은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특허침해 피해를 호소하는 기업 중에는 “무역위가 미국 ITC의 반만이라도 따라갔으면 좋겠다”고 토로하는 곳이 적지 않다. 최근에는 중국 기업의 국내 기업 특허 침해가 급증하고 있어 무역위가 더 분발해 이들 제품의 국내 수입·판매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무역위가 주시해야 할 것은 특허 침해에 그치지 않는다. 유럽연합(EU)은 중국 기업의 덤핑으로 인한 시장 왜곡에 대처하기 위해 ‘신덤핑기준’을 만들었다. 한국도 중국 기업 등의 덤핑 남발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무역위가 불공정 무역행위 대응력을 강화하면 상대국의 무리한 무역장벽 억제 등 전략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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