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과 24일 인천국제공항을 오가는 항공편 운항이 무더기로 차질을 빚으면서 연휴를 즐기려던 여행객들이 큰 불편을 겪게 된 것은 짙은 안개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항공기가 정상적으로 이착륙하려면 가시거리, 구름의 높이, 바람, 활주로 상태 등의 영향을 받는데 짙은 안개로 인해 가시거리가 짧아지는 바람에 항공편 지연과 결항이 속출했다.
실제 항공기상청은 23일 오전 6시 20분부터 11시 30분까지 인천공항에 저시정(視程) 경보를 발령했다. 이후 기상 상황이 나아지는 듯했으나 오후 5시 30분을 기해 저시정 경보가 다시 발령됐다가 오후 11시에 해제됐다.
24일에도 오전 1시 35분을 기해 저시정 경보가 내려졌다가 오전 5시 45분 해제됐다. 가시거리가 400m 미만일 때 저시정 경보가 내려지는데 전날 한때 인천공항의 가시거리는 50m 수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인천 영종도에 있는 인천공항은 지리적 특성상 안개에 취약해 입지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인근 바다로 인해 해무가 자주 끼어 항공 운항에 영향을 준다는 얘기는 줄곧 나왔다.
하지만 인천공항이 다른 국내 공항과 비교하면 특별히 안개가 자주 끼는 편은 아니라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실제 인천공항은 2003년 9월부터 활주로 가시 범위가 75m만 확보돼도 이착륙이 가능한 'CAT-Ⅲb' 등급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도 대규모 결항과 회항이 발생한 데 대해 공사 측은 "'CAT-Ⅲb' 등급으로 운영되도 모든 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저시정 상황에서의 이착륙을 위해서는 공항뿐 아니라 항공기 장비와 숙련된 조종사 등이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항공기 운항이 대규모 차질을 빚으면서 일부 승객들은 항공사로부터 제대로 된 설명조차 듣지 못한 채 몇 시간이나 기내에 머무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승객들은 공항에서 노숙하는 등 밤사이 극심한 혼란이 빚어지면서 승객들 사이에서는 거센 항의와 함께 분통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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