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얼트립의 블루오션
등록 여행상품 1만개 넘어
레드오션 패키지 관광 탈피
내년 숙박·항공 예약 진출
[ 김순신 기자 ] “자유여행과 패키지여행의 장점을 합쳐 블루오션을 연 덕분에 회사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사진)는 “한때 여행사에서 모든 것을 결정해주는 패키지여행이 인기를 얻었지만 최근에는 개별 자유여행의 ‘경험’이 여행시장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말도 안 통하고 정보도 부족한 현지에서 여행객이 특별한 경험을 하기 어렵다는 사실에 착안해 사업을 시작한 것이 계기”라고 설명했다.
2012년 창업한 마이리얼트립은 여행자와 해외에 있는 현지 한국인 가이드를 연결해주는 여행 플랫폼이다. 현지 가이드가 자신이 개발한 여행코스나 즐길거리를 상품으로 구성해 올리면 여행자가 구매하는 방식이다. 미국 브로드웨이 관계자가 안내하는 뮤지컬 백스테이지 투어, 영국 옥스퍼드대 대학원생이 직접 소개하는 중앙도서관 투어 등이다.
이 대표는 “자유여행을 떠나기 위해 항공권이나 숙박 예약을 하는 건 쉬운데, 막상 어디를 갈지 선택하는 건 쉽지 않다”며 “마이리얼트립은 현지의 즐길거리를 찾아보고 예약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택이 쉽지 않을 때는 하루에 700개 정도 쌓이는 후기가 길라잡이 역할을 해준다”고 말했다. 세계 각지를 체험할 수 있는 등록 상품 수가 1만1000개를 넘고, 여행객의 후기가 8만 건 넘게 올라와 있다.
맞춤형 투어를 제공하겠다는 이 대표의 전략은 패키지여행에 질렸지만 현지 정보와 경험 부족으로 제대로 된 자유여행을 즐기지 못했던 여행객을 ‘제대로’ 파고들었다. 2014년 11억원에 불과하던 거래액은 올해 11월까지 492억원으로 40배 넘게 성장했다. 거래액의 80%는 현지가이드 몫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는 최고 1억2000만원을 벌어들인 가이드도 등장했다.
회사의 성장성에 주목하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마이리얼트립은 지난 10월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알토스벤처스, IMM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네이버펀드, IBK캐피탈 등으로부터 투자금 70억원을 유치했다. 누적 투자금은 123억원에 달한다. 이 대표는 “자유여행자들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만들 계획”이라며 “올해 선보인 숙박 예약 서비스에 이어 내년에는 항공 예약 서비스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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