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향기] 겨울엔 와인도 따뜻하게… 호호 불며 마셔요

입력 2017-12-25 20:39  

푸드 여행

나보영의 걸어서 와인 속으로 - 멀드 와인

레드와인에 레몬껍질·설탕 넣고 끓여
생강 쿠키나 시나몬 롤 곁들여 먹기도



날씨가 점점 추워지니 자꾸 따뜻한 음료를 찾게 된다. 잔을 손으로 감싸 쥐고 천천히 마시면 온몸이 사르르 녹는다. 유럽 사람들은 겨울에 와인을 데워서 마시기도 한다. 냄비에 레드 와인을 붓고 레몬 껍질, 얇게 저민 오렌지, 계피, 정향, 설탕 등을 넣고 약한 불에서 가열해 만든다. 독일에선 글루바인(gluh wein), 프랑스에선 뱅쇼(vin chaud),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에선 글뢰그(glogg)라고 한다. 재미있는 건 날씨가 따뜻하기만 할 것 같은 남미에서도 추운 겨울엔 역시 와인을 끓여 마신다는 것. 예를 들면 칠레에선 나베가도(navegado)라고 부르며 즐겨 마신다. 서양 문화권에서는 이렇게 보편적이다 보니 영어로 멀드 와인(mulled wine)이라고 통용된다.


사람마다 취향에 따라 짧게 끓여서 알코올을 남기기도 하고, 오래 끓여서 알코올을 전부 날아가게 하기도 한다. 독일에서 만난 어느 요리사는 “술로 즐기는 건 주로 홈 파티 때인데 투명한 잔에 따른 뒤 시나몬 스틱을 꽂으면 좀 더 근사해진다. 음료로 마시는 건 감기몸살이 있거나 잠이 안 올 때 도움이 되는데 두툼한 머그잔에 가득 담아 식지 않게 마시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서양의 마트에는 유리병에 완제품으로 만들어져 나온 것도 있고, 데운 와인에 담그기만 하면 되도록 오렌지 껍질이나 계핏가루를 넣은 티백도 판다. 물론 레스토랑이나 바의 메뉴로도 쉽게 접할 수 있다.

멀드 와인이 무엇보다 빛을 발하는 건 캠핑장, 산장, 벼룩시장 같은 야외에서다. 특히 유럽 최대의 겨울 축제인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최고로 인기 있다. 크리스마스 마켓은 독일을 중심으로 오스트리아, 벨기에, 프랑스 알자스, 스웨덴 스톡홀름, 체코 프라하 등의 도심 광장에서 크리스마스 한 달 전부터 열린다. 광장 중심에 대형 크리스마스 나무가 세워지고 주변 건물들도 전구로 장식된다. 반짝반짝 빛나는 회전목마나 관람차가 설치돼 운치를 더한다. 조명이 아른거리는 광장의 노천 카페나 상설 천막에서 향긋한 멀드 와인을 예쁜 종이컵에 담아 주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커다란 보온 통을 여러 개 두고 팔기도 하지만, 즉석에서 계속 만들어 가며 팔기도 한다. 김이 모락모락 나고 향도 솔솔 피어오르니 사람들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여럿이 옹기종기 모여 마시다 보면 몸도 따뜻해지고 대화도 무르익는다. 겨울에 잘 어울리는 낭만이랄까.

한국에서도 멀드 와인을 종종 접할 수 있다. 서양식 식당이나 술집 메뉴에 주로 ‘글루 바인’이나 ‘뱅쇼’로 표기돼 있다. 맛과 향이 강한 편이니 음식과 같이 먹기보다는 식전이나 식후에 마시도록 하자. 생강 쿠키나 시나몬 롤 같은 간식을 곁들이는 것도 좋다. 만약 집에서 직접 만들어 볼 거라면 고가 와인이 아니라 저가 와인을 써야 한다. 끓이는 과정에서 본래의 맛과 향이 날아가 고급 와인을 쓰는 건 무척 아까운 일이다. 보통은 큰 용기나 팩에 담아 파는 값싼 와인을 선택한다.

몇 가지 팁을 덧붙이자면 감초와 귤을 넣으면 더욱 맛있다는 것! 계피와 레몬을 사용하는 서양식에 비해 덜 시고 훨씬 부드럽다. 재료 중 설탕을 제외하고 끓여서 컵에 따른 다음 꿀을 한 숟가락 넣으면 몸에도 매우 좋다. 으슬으슬 몸살이 올 것 같을 때 생강차나 계피차처럼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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