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 주식 전환' 속출… 코스닥 매물 주의보

입력 2017-12-27 17:41   수정 2017-12-28 07:05

네이처셀·한일진공·디지탈옵틱…
주가 오른 바이오·가상화폐주
이달 57차례나 전환청구권 행사



[ 김동현 기자 ]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바꾸는 전환청구권 행사 코스닥 기업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대부분 바이오 업종이나 가상화폐 테마에 속해 최근 주가가 급등한 기업이다. 이들의 주식 물량이 조만간 시장에 쏟아지면 해당 종목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닥 상장사들은 57회에 걸쳐 CB 전환청구권 행사 공시를 냈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선 전환청구권 행사 공시가 없었다.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는 네이처셀은 지난 26일 108만 주에 해당하는 CB 전환청구권이 행사됐다고 공시했다. 50억원 규모로 내년 1월12일 상장될 예정이다.

이 업체는 치매 줄기세포 치료제 ‘아스트로스템’의 미국 임상시험(2상)을 하는 중이어서 투자자의 주목을 받았다. 이달 코스닥150 지수 정기변경에서 신규 편입되기도 했다.

이런 호재로 10월까지 5000~6000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이달 7일 장중 2만9950원(1년 내 최고가)을 찍었다. 이달 들어서만 21.73% 올라 이날 2만1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CB 전환가액은 4623원이다.

기계장비 업체인 한일진공도 15일 85만 주 물량의 CB 전환청구권이 행사됐다. 전환가액은 2289원으로, 내년 1월3일부터 시장에서 거래된다. 한일진공은 지난달 말 디지탈옵틱 케이피엠테크 등 다른 코스닥 상장사와 함께 가상화폐 거래소 KCX 지분 투자에 나선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급등락하고 있다.

19일 장중 한때 5500원을 찍은 이후 급락세를 탄 한일진공은 이날 400원(14.44%) 오른 3170원에 마감했다. 최근 롤러코스터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한일진공은 2000원대에 행사 가능한 595만 주 물량의 CB도 남아 있다.

한일진공과 함께 가상화폐 거래소 지분 투자를 결정한 디지탈옵틱 역시 이달 초 94만 주의 CB 전환청구권을 행사했다. 전환청구권(행사가 1162원) 행사로 풀린 주식은 21일부터 거래되고 있다. 디지탈옵틱의 이날 종가는 135원(8.23%) 오른 1775원이다.

한국거래소는 한일진공 디지탈옵틱 등을 가상화폐 테마주로 집중 모니터링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전환청구권이 행사된 CB를 통해 시장에 풀릴 주식 물량이 내년 초에 몰려 있다”며 “신규 투자자에게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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