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혈 수술은 환자 중심 치료… 미국·영국서 활발"

입력 2017-12-27 19:04   수정 2017-12-28 06:46

순천향대서울병원 이정재 무수혈센터장

수혈 부작용 등 관심 높아져
무수혈 수술 全진료과로 확대



[ 이지현 기자 ] “무수혈 수술은 환자 중심 수술입니다. 치료를 설계할 때부터 환자 상태를 명확히 파악하고 출혈을 줄이려고 노력해야 무수혈 수술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정재 순천향대서울병원 무수혈센터장(산부인과 교수·사진)은 “모든 진료과에서 수혈을 최소화하는 진료를 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병원을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무수혈 수술은 출혈을 줄여 다른 사람의 혈액을 수혈하지 않고 진행하는 수술을 말한다. 영국, 미국 등 해외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2000년부터 무수혈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순천향대서울병원은 국내에서 무수혈 수술 시스템이 가장 잘 갖춰진 병원 중 하나로 꼽힌다. 이 교수는 2014년부터 센터장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초창기 무수혈 수술은 특정 종교인을 위해 시작됐다. 점차 치료 경험이 쌓이고 무수혈 수술 관련 연구가 늘면서 최근에는 종교와 상관없이 많은 사람이 무수혈 수술을 받고 있다. 의료감염, 수혈 부작용 등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무수혈 수술을 하려는 환자도 늘고 있다. 이 센터장은 “인터넷 등을 통해 수혈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병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일부러 찾는 환자가 많다”고 했다.

수술 중 수혈을 줄이기 위해서는 빈혈 등이 있는 환자는 미리 철분제 등으로 빈혈을 교정해야 한다. 복강경, 로봇 등 수술 부위를 최소화하는 최소침습수술도 필요하다. 수술 후 지혈제 등을 활용해 출혈을 줄이고 환자 상태를 잘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 순천향대서울병원은 무수혈 수술을 늘리기 위해 수술 전 수혈 동의서를 받을 때 혈액 관리 안내를 하고 있다. 수술 중 환자에게서 나온 적혈구를 모아 세척한 뒤 다시 넣어주는 셀세이버도 많이 활용한다. 이 센터장은 “환자에게 어떤 것이 최선의 치료인지를 고민해 수혈을 적게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자궁 적출술 환자 수혈률을 3% 이내로 줄였다. 이전에는 20% 정도의 환자가 수혈을 받았다. 이 센터장의 목표는 무수혈 수술을 전체 진료과로 확대하는 것이다. 그는 “환자에게 수혈받는 수술과 수혈받지 않는 수술을 선택하라고 하면 누구나 수혈받지 않는 수술을 선택한다”며 “무수혈 수술을 알지 못해 선택 기회를 얻지 못하는 환자가 많다”고 했다. 이 센터장은 “병원 내부적으로 혈액 사용 적정성 평가를 하고 문제가 생기면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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