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새해 코스닥시장에 주목해야 할 세 가지 이유

입력 2017-12-28 11:07   수정 2017-12-28 13:36


최근 주춤했던 코스닥지수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올해의 마지막 거래일인 28일 800선 재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코스닥지수의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까로 쏠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 대부분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새해에는 코스닥시장에 다시 관심을 기울여도 좋다는 판단이다.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이유를 들었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44포인트(0.56%) 오른 796.39를 기록 중이다. 전날 4% 가까이 급등세를 보인 지수는 이날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의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 덕분이다. 전날 정부는 '2018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혁신기업에 돈이 흘러들어 가도록 하기 위해 코스닥시장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코스닥시장 투자 비중을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내년부터 연기금 수익률을 평가하는 벤치마크(기준) 지수에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를 혼합한 지수를 사용하도록 권고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기존엔 유가증권시장의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코스피200지수가 쓰였다. 연기금이 외부기관에 자금 운용을 위탁하는 경우에 '코스닥 투자형'을 신설하는 것도 권고하기로 했다.

김재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 유동성은 사상 최대 수준이나 코스닥시장은 과거 대비 크게 침체돼 있어 이에 대한 시중 유동성 유입을 촉진하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그는 "연기금의 코스닥 비중은 약 2.2% 수준으로 향후 1%p 확대 시 약 1조원의 추가 매수가 전망된다"며 "2000년 이후 연기금의 코스닥 순매수는 연간 8000억원을 상회한 적이 없어 2018년부터 본격적인 코스닥 비중 확대가 진행될 경우 파급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연기금의 코스닥 순매수 금액은 지난 2015년 7000억원이었다. 2016년에는 오히려 5000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2017년 순매수액은 6000억원 수준이었다.

벤치마크 지수 변경에 따른 코스닥 시장의 수혜는 코스닥150 위주의 시가총액 상위 종목부터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대한 투자 확대 전략을 펼치라는 게 김 연구원의 조언이다.

주식양도세 부과 기준 확정일(26일)이 지났다는 점도 코스닥시장에 호재다. 그간 코스닥시장은 주식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는 '대주주 요건'이 내년부터 강화되는 걸 앞두고 개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이어졌었다. 특히 코스닥시장의 경우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하지만 이같은 수급 요인이 해소되면서 다시 상승 동력을 회복했다는 분석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의 경우 2012년 이후 매년 11~12월에만 되면 대주주 양도세 요건을 회피하기 위한 개인 투자자의 매도 물량으로 인하여 약세를 이어 갔지만 이같은 수급요인이 해소되면 연초에 다시 상승하는 패턴을 보여왔다"고 설명했다.

올해 한국은행과 미국 중앙은행(Fed)이 단행한 기준금리 인상 효과가 내년 초부터 본격화된다는 점도 코스닥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주식 시장으로 자금이 흘러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장금리는 상승하고 채권가격은 하락하게 됐다”며 “전세계적으로 주식 등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도드라져 자본시장 투자자금이 채권에서 주식으로 이동하는 그레이트 로테이션(대전환)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곧 코스닥 시장 수급 측면에서 우호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조현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또한 "과거 미국과 한국의 기준 금리 인상 시기를 보면 1999년 닷컴 버블 시기와 2004년 미국 기준 금리 인상이 시작된 이후 코스닥과 중소형주의 상승률은 대형주를 앞지르는 양상을 보였다"며 "2018년도가 이전 한국과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 초기 국면과 유사한 시기라는 점을 주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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