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 R 선스타인 지음 / 장호연 옮김 / 열린책들 / 320쪽│1만5000원
[ 김희경 기자 ] 1977년 영화 ‘스타워즈’의 첫 시리즈 ‘새로운 희망’ 개봉을 앞두고 편집본 시사회가 열렸다. 당시 그곳에 모인 사람들 사이엔 침묵만 흘렀다. 흥행은커녕 참담한 실패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제작자 조지 루카스는 아예 하와이로 ‘도피성’ 휴가를 떠나버렸다. 다스베이더를 연기한 데이비드 프로스도 훗날 이렇게 털어놨다. “우리 대부분은 쓰레기 같은 영화를 찍고 있다고 생각했죠.”
결과는 정반대였다. 역대 박스오피스에서 이보다 더 흥행한 영화는 없다. 40여 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8편의 시리즈 모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기자회견장에서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다들 수고했어요. 나는 지금 스타워즈를 보러 가야 해요.”
2016년 기준 스타워즈 관련 매출은 누계로 총 302억달러(약 32조원)에 달한다. 62억5000만달러의 영화 자체 수입뿐만 아니라 20억달러는 서적, 120억달러는 피규어 등 장난감으로 벌어들였다.
《스타워즈로 본 세상》은 참패가 예상됐던 영화 스타워즈가 40여 년 동안 세계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었던 비결을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한다. 저자는 베스트셀러 《넛지》의 공동 저자인 미국 법학자 캐스 R 선스타인이다. 행동경제학과 법학에 능통한 선스타인이 스타워즈 팬으로서 그만의 시각을 담아 영화를 바라본 것이다. 그는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 ‘순수의 전조’를 인용해 말한다. “스타워즈는 한 알의 모래다. 그 안에 온 세상이 다 들어 있다.”
스타워즈는 ‘영웅의 여정’이라고 하는 보편적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각색했다. 영웅의 여정은 심리적 울림이 깊다. 인간 영혼의 한 구석을 곧장 파고든다. 당신이 누구든지 그것은 당신의 이야기가 된다. 동시에 이 영화는 ‘포스’의 두 측면이 가진 막강한 힘을 매우 경계한다. 포스는 스타워즈 세계를 흐르는 에너지와 기운을 이른다. 포스의 빛과 어둠,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는 생각보다 간단치 않다. 간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만하고 있거나 혹은 아직 본격적인 삶을 살지 않은 것이다.
스타워즈는 이때 선택의 자유를 대담하게 요구한다. 곤란에 처했거나 갈림길에 있을 때마다 이렇게 조언한다. “네가 원하는 대로 해.” 스타워즈의 가장 큰 교훈에 해당한다. 영웅의 여정도 직관적인 판단에 따라 펼쳐진다. 저자는 조지 루카스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결론 내린다. “여러분은 스타워즈의 인물들처럼 스스로의 운명을 통제할 수 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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