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는 내년 기약, 우성1차는 '막차 탑승'… 희비 엇갈린 대치동 재건축 시장

입력 2017-12-29 17:12   수정 2017-12-30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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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마지막 서울 도계위 심의

서울시 "매머드급 은마아파트 정비계획안 공공성 강화해야"
우성1은 725가구 재건축 확정

대치동 대장 '우·선·미'도 시동
한보미도맨션, 정비계획안 제출
개포우성·선경, 계획안 준비 중



[ 조수영 기자 ]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일대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마지막으로 재건축 계획안 심의를 받은 대치동 소재 단지의 희비가 엇갈렸다. 최고 49층에서 35층으로 재건축 계획을 선회한 은마아파트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벽을 넘지 못한 데 비해 대치 우성1차는 심의를 통과했다. 대치동 대장주로 꼽히는 ‘우·선·미(개포우성·선경·미도아파트)’도 정비계획안을 마련 중이어서 내년에는 재건축 심의가 더욱 활발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은마, ‘보류’ 판정 받아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 열린 올해 마지막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은마아파트 정비계획안이 보류 판정을 받았다.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는 도계위에 최고 층수 35층, 5905가구(임대 800가구 포함)로 재건축하는 안을 제출했다.


이 단지는 당초 최고 49층, 6054가구 재건축을 추진했다. 서울시 도시계획 원칙인 ‘2030 서울플랜’의 층수 기준을 정면으로 위배한 안이었다. 약 3년간의 신경전 끝에 열린 지난 8월 첫 번째 심의에서 도계위는 ‘미심의’ 판정을 내렸다. 심의 안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견인 셈이다. 결국 은마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지난 10월 주민투표를 거쳐 2030 서울플랜을 충족하는 최고 35층으로 정비계획안을 변경했다.

그러나 도계위는 새 정비계획안에 대해서도 “미흡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층수 계획이 서울시 기준에 부합하게 수정됐지만 공공기여 규모, 건축물 배치, 도로계획 등 모든 사안을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전 분야에 대해 도계위 소위원회 논의를 거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위원회에서는 정비계획안에 공공성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은마아파트는 4400여 가구 규모의 매머드급 단지인 데다 상징성도 커 도계위가 정비계획을 꼼꼼히 들여다볼 것”이라며 “공공성을 강화하려는 서울시와 사업성을 높이려는 추진위 간의 줄다리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우·선·미’도 시동

은마아파트와 달리 대치우성 1차 아파트 정비계획 변경안은 이날 도계위 심의를 통과했다. 최고 35층, 725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내용이다. 이에 앞서 대치쌍용 1차 아파트도 이달 중순 도계위 문턱을 넘었다. 최고 35층, 1105가구로 재건축하는 안이다.

사업속도가 가장 빠른 대치쌍용 2차 아파트는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뒤 시공사 선정 절차를 밟고 있다. 이날 마감된 입찰에는 대우건설 한 곳만 신청해 유찰됐다. 조합 측은 조만간 재공모를 위한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양재천 조망권이 뛰어나 대치동 대장주로 불리는 ‘우·선·미’도 재건축에 시동을 걸고 있다. 가장 속도가 빠른 곳은 한보미도맨션이다. 이 단지는 최근 3900여 가구로 재건축하는 정비계획안을 마련해 강남구청에 제출했다. 개포우성과 선경아파트는 각각 안전진단을 통과해 정비계획안을 준비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대치동의 인기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말 정부가 고교학점제, 자사·특목고 우선선발권 폐지 등 교육제도 변경안을 내놓은 뒤 학군 수요가 몰리면서 매매가격이 급등세다. 이달 초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면적 84㎡가 20억4000만원에 거래되면서 대치동 일대에서 처음으로 20억원을 넘어섰다.

양지영 R&C 소장은 “대치동 학원가와 학군은 단연 전국 최고”라며 “재건축을 통해 새 아파트 단지로 변신하면 집값 순위 1, 2위를 다투는 동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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