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부터 '사외이사 제도 개선' 주문한 금융당국

입력 2017-12-29 18:42   수정 2017-12-30 06:08

최종구 "사외이사 전문성·책임성 강화해야"
최흥식 "견제장치 구축됐는지 들여다볼 것"



[ 박신영/정지은/김순신 기자 ]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29일 미리 배포한 2018년 신년사에서 한목소리로 사외이사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사외이사 등 이사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강화해 이사회 운영이 실질적으로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 원장도 “사외이사나 감사 등 독립적 견제장치가 제대로 구축돼 있고 합리적으로 작동하는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 수장들이 이처럼 사외이사제도 개선 필요성을 제기한 것은 최근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을 연이어 언급한 것과 맥락이 닿아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들어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친(親)경영진 성향의 사외이사를 뽑아 경쟁자들을 배제한 채 연임하려 한다는 비판을 했다. 앞으로는 각 금융회사 CEO들이 사외이사 선임에 관여할 수 있는 여지를 줄이겠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생각이다. 최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사외이사제도 개선의 취지를 “금융회사의 경영권 승계 절차가 보다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이뤄지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이 밖에 시장금리 상승이 과도한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출금리 산정체계를 검토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연체이자 또한 과도한 수준은 아닌지 점검하겠다고 예고했다. 공공기관 채용비리에 대해선 “전 금융권에 걸쳐 채용·인사 관련 비리가 적발되는 경우 엄중하게 책임을 묻는 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액 연봉자의 보수 공시를 강화하고 장기근속자의 명예퇴직이 더 많은 청년 채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세대 간 빅딜’도 유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의 감독 강화 방향도 언급됐다. 최 원장은 “금융회사의 영업행위에 대한 감독·검사 기능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금융소비자 권익 침해의 대부분이 금융회사의 부당한 영업행위에서 기인하므로 영업행태의 근본적 개선이 소비자 피해를 사전 예방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2018년을 ‘고객자산가치 제고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회사는 고객 자산 가치를 높이고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나 경험을 제공하는 데 존재 목적이 있다”며 “고객 편의성 증대를 위한 제도와 서비스를 지속 발굴하고 추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곽범국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취약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리스크 감축 대안을 제시하는 역량을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박신영/정지은/김순신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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