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전세가격 '꿈틀'… 4년8개월 만에 상승폭 최대

입력 2017-12-31 16:54   수정 2018-01-01 06:59

8·2대책이 상승 도화선
대출 막히자 전세로 돌려



[ 김형규 기자 ] 세종시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이 2017년 12월 월간 기준으로 4년8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8·2 부동산 대책’ 이후 대출 기준이 강화되면서 매수 희망자들이 전세로 돌아선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세종시 아파트 전셋값은 1.71% 올랐다. 2013년 4월(1.92%) 이후 4년8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이다. 지난달 마지막 주도 0.32% 올랐다. 전주(0.91%)보다는 상승률이 둔화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다. 세종시는 최근 4주 연속 전세가격 기준 주간 상승률 전국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세종시 전세가격은 지난해 1월26일 이후 28주 연속 하락했다. 그러나 8월 0.38% 상승하면서 반등한 이후 9월(0.56%), 10월(0.89%), 11월(0.53%)에 이어 12월까지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렸다.

정부청사 등과 가까운 도담동 일대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해 7월 말 대비 평균 5000만~8000만원가량 올랐다. 도담동 ‘한림풀에버’ 아파트 전용면적 99㎡는 지난해 7월 1억8000만~2억원 선에서 전세 거래가 이뤄졌으나 현재 2억8000만원 안팎까지 오른 상태다. 새롬동의 새뜸마을10단지 더샵힐스테이트 전용 84㎡는 2억~2억3000만원에 전세 매물이 나와 있다. 지난해 7월 1억5000만원 선에서 5000만원 이상 뛴 가격이다. 세종시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율은 7월 52.7%였으나 11월엔 53.4%로 상승했다.

매수시장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며 대출이 막힌 탓에 차분한 분위기다.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해 10월(-0.03%), 11월(-0.02%) 하락세였다가 지난달 0.06%로 올라섰다. 주간 단위로는 3주째 보합(0%)을 유지하고 있다. 현지 중개업소에서는 매수를 희망하던 실수요자들이 오른 가격과 높은 대출 벽에 막혀 전세로 돌아선 것으로 진단했다. 도담동 세종나래공인의 박규리 대표는 “8·2 대책 전에는 전세 2년 만기 시점과 겹쳐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탓에 전셋값이 하락세였다”며 “비수기인 12월에도 찾는 손님이 많아 매매시장보다는 전세시장이 활발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지난해 세종시에선 1만5479가구가 입주했다. 올해도 1만4002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올해 2월(2691가구)과 3월(3286가구)에 월별로 가장 많은 입주가 몰려 있다. 새롬동 A공인 관계자는 “그동안 입주 물량이 소화되면서 전셋값이 급격히 올랐는데 올해 초엔 입주 물량이 많아 다시 조정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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