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임원 30명 중 출동요원 출신 상무는 소수 있었지만 전무는 그가 최초다. 지난달 29일 서울 에스원 본사에서 만난 그는 “사내에서 사번이 가장 빠른 만큼 보안 분야에서 나보다 경험 많은 임직원은 드물 것”이라며 “성실함과 함께 상사에게도 직언을 서슴지 않는 ‘반골 기질’ 덕분에 이 자리에 오게 된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군 전역 후 대학 진학을 준비하던 중 친한 선배의 권유로 에스원에 입사했다. 출동요원으로서 고급 저택이 많은 강남 일대를 누볐다. 출동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호등 체계를 송두리째 외울 정도였다.
1995년 서울관제소장을 맡고서는 사장에게 “시스템에 문제가 많아 회사가 망할 것 같다”는 직언을 던져 임원진을 당황하게 했다. 출동 경비의 핵심인 관제시스템에 고급 인력이 부족해 이대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당시 그 덕분에 만들어진 관제직군 특별수당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이상 신호가 들어오면 반드시 출동한다”는 당시 회사의 철칙을 고쳐야 한다고 주장해 임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당시 기술 수준으로는 천둥 번개만 쳐도 센서가 오작동하는 경우가 많아 불필요한 출동이 잦았다. 정 전무는 “원격제어 기술을 도입해 오작동에 한해 경보를 원격으로 해제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이 기술을 도입하지 않았다면 출동요원이 지금보다 50%는 더 많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출동요원은 (영장 없이는) 경찰도 못 들어가는 고객의 집을 들어갈 수 있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며 “고객이 열쇠를 믿고 맡길 수 있을 만큼 성실하고 믿음직스러운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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