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소득 3만달러' 찍고 무너진 남유럽 3국의 교훈 새겨야

입력 2018-01-01 17:28   수정 2018-01-02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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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GNI) 3만달러 시대에 들어선다. 정부와 연구기관들은 올해 국민소득이 3만2000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내친 김에 4만달러, 5만달러를 향해 내달리는 길만이 있는 게 아니어서다. 한국보다 앞서 3만달러를 넘어선 나라들 중에 ‘퇴행’을 경험한 경우가 적지 않다.

많은 국가가 국민소득 3만달러를 넘어서면서 크고 작은 위기에 직면했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미국 영국 독일과 북유럽 국가들은 그 고비를 잘 넘겼다. 규제 완화, 구조 개혁, 성장동력 창출이 성공에 깔린 공통 키워드다. 반면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는 우리에게 반면교사 국가다. 구조 개혁을 외면하고 재정관리를 소홀히 해 대가를 혹독하게 치렀다. 2008년 3만5500달러에서 재정위기를 겪으며 2016년 2만6000달러로 추락한 스페인이 뒤늦은 노동개혁 등으로 최근 1~2년간 기울인 저성장 극복 노력은 눈물겹다.

4만달러로 가는 길은 우리가 모르는 길이 아니다. 경제전문가들은 한경과의 인터뷰에서 ‘고비용·저효율 구조 개선을 통한 성장잠재력 확충’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최대 걸림돌이 정치 포퓰리즘(47%)과 정부 규제(28%)라는 지적도 새로울 게 없다.

대통령과 경제관료들 언급을 보면 올해가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인식은 하고 있는 것 같다. 문제는 장기적 발전 방안과 국가비전을 잘 세우고 실행하는 것이다. 가뜩이나 올해는 지방선거, 금리 상승, 기업 구조조정 등 변수가 만만찮다. 정부는 ‘고용 없는 성장’을 걱정하지만 ‘성장 없는 고용’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도 살펴봐야 한다. 최저임금, 비정규직, 근로시간 이슈도 그런 점에서 생산성 향상책과 함께 가야 한다.

올해에는 민관 합동의 ‘4만달러 조기달성 연구팀’ 구성도 생각해볼 만하다. 지난해 15.8% 증가로 5739억달러의 금자탑을 세운 수출이 ‘퀀텀 점프’로 4만, 5만달러를 주도하도록 걸림돌을 찾아내 치워야 한다. 규제 네거티브 정책과 일몰제 강화, ‘원 인 투 아웃’(하나 도입 시 기존 규제 두 개 정비) 같은 목표도 세워야 규제개선 효과가 제대로 날 것이다. 4만달러로 달리지 못하면 3만달러 정체가 아니라 2만달러로의 퇴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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