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올림픽 출전권 못땄는데 올수 있나?… "와일드카드 받아 평창행"

입력 2018-01-01 17:52   수정 2018-01-02 07:22

북한, 평창올림픽 오나… 역대 최고 평화올림픽 '청신호'

이희범 평창올림픽조직위원장
"북한 선수단 파견 의사 환영… IOC와 협의해 대책 세울 것"

피겨 페어 등 종목 출전 가능
선수단 이동·경호 등은 숙제
"크루즈선 띄워 강릉까지 이동"

IOC도 북한에 파격 지원 약속 "참가 비용 전액 부담하겠다"



[ 최진석 기자 ] 북한이 다음달 9일 개막하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한다면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흥행에도 큰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사진)은 1일 “대표단 파견 등에 관한 북측의 의견 표명을 환영한다”며 “정부 및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협의해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평창동계올림픽은 평화올림픽으로서 역대 최고, 최대의 겨울축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은 평창동계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 등이 지속적으로 북한의 참가를 유도해온 만큼 피겨 페어스케이팅 등 종목에서 와일드카드(특별 출전 허용)를 부여받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피겨 페어 참가 유력

북한 선수단이 한 달여 남은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 의사를 밝히자 관련 기관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는 이날 북한의 참가 의사를 반기면서도 “대북협의 등 구체적 사항은 정부와 협의해 추진할 것”이라며 “현 상황에서 조직위 차원에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조직위는 “그동안 대회 참가 예상 국가를 90~95개로 보고 선수촌 등을 준비해왔다”며 북한이 참가해도 충분히 수용할 공간이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금까지 한국에서 열린 국제 종합스포츠대회에 세 차례 참가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이다.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면 네 번째다.

북한은 평창동계올림픽 출전권이 없다. 피겨 페어스케이팅의 김주식·염대옥 조는 지난해 9월 말 독일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네벨혼트로피대회에서 6위에 올라 평창 티켓을 획득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30일 마감 시한까지 참가 신청을 하지 않았다. 출전권은 차순위 일본에 돌아갔다. IOC는 북한이 참가 결정을 내린다면 와일드카드 등으로 출전을 돕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직접 참가 의사를 밝힘에 따라 IOC가 ISU,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 등과 협의해 와일드카드를 부여할 가능성이 있다. 피겨 외에 쇼트트랙, 크로스컨트리 등 다른 종목 와일드카드 출전도 기대해볼 수 있다.


크루즈 통해 이동, 숙박할까

북한 선수단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한다면 선수단의 이동과 숙식, 경호, 응원단 방문 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작년 말 올림픽 개최지인 강원도에서 ‘북한 참가단 전용선’을 제안한 적이 있다.

최문순 강원지사는 지난해 12월 중국 쿤밍에서 열린 남북유소년축구대회에 참석해 북측에 “크루즈를 띄우면 북한 참가단이 원산에서 강릉까지 이동할 수 있다”며 “올림픽 기간에 크루즈에서 숙식을 해결하면 경호 측면에서도 안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만 응한다면 크루즈 투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강원해양관광센터에 따르면 크루즈 투입을 위한 선박 검사와 승무원 교육 등 출항 준비에 최소 한 달 정도 걸린다. 북한 대표단의 올림픽 참가 비용은 IOC에서 부담할 전망이다. 바흐 위원장은 그동안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한다면 비용 전액을 부담하겠다”고 밝혀왔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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