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준 SBS 앵커가 배우 정려원의 수상소감을 저격했다가 뭇매를 맞고 있다. 네티즌들은 김 앵커에 대해 "관종", "낄끼빠빠(낄데 끼고 빠질데 빠진다)를 잘 해야"라는 등의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김 앵커는 자신의 SNS에 "이번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2년 전 유아인의 느끼하면서도 소름돋는 수상 소감은 없었네"라고 글을 올렸다. 여기까지는 시청자로서 이해할 만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다음 글이다.
그는 "정려원한테 기대를 걸었는데 생각보다 아니었다. 왜 수많은 훌륭한 연기자들이 연말 시상식 무대에만 올라서면 연기를 못하는 걸까"라고 말했다.
김성준 앵커가 지적한 정려원의 수상소감을 들어봤다. 정려원은 지난해 12월31일 진행된 '2017 KBS 연기대상'에서 드라마 '마녀의 법정'으로 여자 최우수상을 거머쥐었다.
이날 정려원은 "'마녀의 법정'은 성범죄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 감기처럼 만연하게 퍼저있지만 가해자가 드러나지 않는다. 드라마를 통해 성범죄, 성폭력에 대한 법이 강화돼 가해자들이 제대로된 처벌을 받고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높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수상여부를 모르는 상황에서 말한 정려원의 수상소감은 드라마를 애청한 시청자라면 모두가 공감할 만 했다. 선,후배 동료 연예인들이 지켜보고 있는 무대에 올라 생방송으로 방영되는 프로그램에서 이쯤이면 '개념소감'으로 꼽힐만 하다.
한 네티즌은 김성준 앵커의 글에 대해 "연말 시상식 무대는 촬영장이 아니"라며 "마치 연말 시상식 무대에 올라 연기를 하면서 수상소감을 말해야 한다는 것 같다. 배우들을 바라보는 관점이 잘못된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김성준 앵커는 네티즌들의 비난이 이어지자 "수상소감 가운데 성폭력에 대한 내용은 100% 공감한다. 그걸 탓하자는 것이 아니다. 다만 자연스러운 연기로 유명한 정려원씨가 하는 말 치고는 좀 어색했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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