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예한 사회갈등, 한국 성장동력 갉아먹어

입력 2018-01-02 17:57   수정 2018-01-03 05:51

도전 2018
국민소득 3만달러 넘어 4만달러로 가자

현대경제연구원 분석
갈등지수 선진국 수준 낮추면
잠재 성장률 0.2%P 상승
독일 '하르츠 개혁' 본받을 만



[ 심은지 기자 ] 사회 갈등만 선진국 수준으로 관리해도 잠재성장률을 매년 0.2%포인트 올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회, 노사정위원회 등의 ‘갈등 관리 시스템’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사회·경제적 비용을 치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국의 사회갈등지수(0.62)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0.51)으로 끌어내리면 잠재성장률이 연간 0.2%포인트 상승할 것이라고 2일 밝혔다. 사회갈등지수는 세계은행 OECD 등의 자료를 근거로 잠재적 사회 갈등과 갈등관리 제도 수준을 계량화한 것이다. 숫자가 높을수록 사회 갈등에 비해 법·제도적 갈등 관리 제도가 미흡하다는 의미다. 한국의 사회갈등지수는 미국(0.49) 일본(0.4) 독일(0.36) 핀란드(0.18)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높은 수치다.

갈등 요인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유연하게 해결할 수 있는 ‘갈등 관리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는 “사회가 다원화되고 소득 수준이 높아질수록 자원분배 등의 요구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선진국들은 이같이 표면화된 갈등을 줄이고 합의로 이끄는 기구가 다층적으로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독일 하르츠 개혁을 예로 들었다. 이 이사는 “독일 노사정위원회에서 여러 계층이 합리적 방안을 논의해 가장 효율적인 대안을 내놓은 게 하르츠 개혁의 본질”이라며 “한국 노사정위가 노동계 불참으로 작동하지 않는 것과 대비된다”고 했다.

갈등 해소기구로서 국회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예컨대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은 국회 국방위원회, 공공공사 관련 갈등은 건설교통위원회 등을 통해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사회 갈등을 상시 조정하는 전담 기구를 설치해 갈등 관리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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