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회담 제의에 이틀째 무응답…'수정제안' 나올 수도

입력 2018-01-03 11:39  


정부가 제안한 남북 고위급 당국회담에 대해 북한이 언제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은 3일 오전 9시에 이뤄진 우리의 판문점 연락관 접촉 시도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회담 제안 이후 전날 오후에 이어 이틀째 무응답이다.

판문점 연락관 채널은 2016년 2월 우리가 개성공단 운영을 전면중단한 데 맞서 북한이 끊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전날 고위급 남북당국회담을 9일에 열자고 제안하면서 "의제와 대표단 구성 등 세부절차를 판문점 채널을 통해서 협의하자"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판문점 연락 채널 복구 여부는 이번 회담의 분위기를 엿볼 잣대로 여겨진다.

다만 북한은 우리의 회담제안에 대한 입장을 정하기 전에는 판문점 채널을 복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북한은 지난 2013년 3월 유엔 대북제재 결의 채택과 한미연합군사훈련 등에 반발하며 판문점 연락 채널을 끊었을 때도 3개월 뒤 언론매체를 통해 우리의 회담 제의에 답을 하며 '연락 채널 복구'를 시사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과거엔 북한이 일방적으로 연락 채널을 끊었지만, 이번에는 우리의 개성공단 중단조치에 대한 대응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북한이 선뜻 연락 채널을 복구하지 않고 이를 하나의 카드로 사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이 즉각 답을 하지는 않고 있지만 지난해 7월 우리가 적십자회담·군사당국회담을 제안했을 때처럼 아예 무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북한이 우리의 '9일 판문점 개최' 제안을 그대로 받을지는 불투명하다. 정부가 전날 북한에 고위급 회담을 제안하면서 수석대표의 급 등 대표단 구성이나 의제를 구체화하지 않은 것도 북한에 선택권을 주기 위한 측면이 있다.

정부는 남북대화의 시기·장소·형식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북한에서 수정제안이 온다면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북한이 내부 일정 등을 이유로 회담 개최 시기를 늦출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은 연초에는 지역별, 직능단체별로 신년사 관철을 위한 군중대회나 궐기모임을 갖는 데 집중해 회담 준비에 여력이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리가 제안한 회담 개최일(9일) 전날인 8일이 김정은의 생일인 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한편에선 회담이 열리더라도 성과를 낙관하기는 힘들다는 관측도 많다.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는 대가로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등을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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