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 본격 시행되기 전에 사자… 소형 비해 덜 오른 중·대형 키 맞추기"

입력 2018-01-04 17:30   수정 2018-01-05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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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집값 주간 상승률 신기록

'강남 집값 급등'…부동산 전문가 진단



[ 선한결 기자 ]
부동산 전문가들은 실수요보다는 투자 수요가 서울 강남권 집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정책실장은 “최근 강남권 아파트 가격 오름폭은 실수요자가 감당하기 힘들 만큼 가파르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승세가 지속되는 것은 여유자산이 있는 이들의 투자 수요가 계속 유입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재건축 단지 여러 곳의 조합원 지위 양도가 막히면서 매매 가능한 단지의 희소성이 높아졌다”며 “압구정 등 투자자 선호도가 높은 초기 재건축 단지나 신축 아파트 등에 돈이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은 예측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규제의 본격 시행을 앞두고 으레 나오는 현상”이라며 “서울 강남권 등 입지가 빼어난 지역에 자산을 집중하려는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최근 중대형 아파트가 시세 상승을 주도하는 것도 정부 규제의 영향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강남권 아파트 3.3㎡당 가격을 보면 중대형보다 소형 아파트가 더 비싼 경우가 많다”며 “강남권은 서울 다른 지역보다 중대형 수요가 많은 곳이라 그간 가격이 많이 오른 소형 아파트와 중대형의 키맞추기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면적 84.9㎡는 지난달 22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3.3㎡(평)당 8745만원 선이다. 반면 전용 114.1㎡는 지난해 11월 27억원에 거래돼 3.3㎡당 7808만원 선을 기록했다. 박 위원은 “대지지분이 많은 초기 재건축 단지 중대형에도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새로 지은 단지의 소형 아파트를 두 채 받는 ‘1+1 재건축’을 노리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주택자 대출규제 시행을 앞두고 몰린 연말 거래가 집값 상승률을 끌어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달부터 전 금융권에선 수도권과 투기지역을 대상으로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을 적용한다. 다주택자는 추가 대출한도가 대폭 줄어든다. 김 실장은 “대출이 막히기 전인 지난해 말 서둘러 거래한 이들이 많다보니 상승폭도 컸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강남권 주택시장 가격 향배는 보유세 개편안에 달려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고 센터장은 “4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고 보유세 도입이 현실화되면 추가 투자를 부담스러워하는 이들이 많아질 것”이라며 “보유세 인상 폭이 크면 매수세가 주춤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보유세 충격’ 전까지는 강남권 아파트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상승폭은 작년보다 축소될 것이란 예상이다. 함 센터장은 “적어도 올해 상반기까지는 상승률과 거래량이 둔화된 채로 오름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보유세 부담이 높아질 경우 강남 가격 상승흐름에 제동이 걸리겠지만 내년 세제 개편안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충격이 상반기부터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시중에 유동자금이 여전히 풍부하다”며 “4월 이후 양도세 중과 부담으로 거래가 줄겠지만 강남권 대기수요가 많아 가격이 쉽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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