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덩치 커지고 실적 개선… "미·중·일보다 저평가"

입력 2018-01-0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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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전성기 돌아온 코스닥시장

주도주, IT서 바이오주로…2007년보다 시총 두 배 불어
올 상장사 순이익 5조원대 전망… '9000억 손실' 10년전과 확 달라져
코스닥 PER 19.9배 예상… 주요국 신흥기업 지수보다 낮아



[ 윤정현 기자 ] 코스닥시장이 10여 년 만에 다시 전성기를 맞았다. 코스닥지수(5일 종가 828.03)는 어느새 2007년 7월12일 기록한 전고점(828.22) 턱밑까지 치고 올라왔다. 10년 전과 비교해 보면 지수는 비슷하지만, 많은 점이 달라졌다는 게 증권업계 분석이다. 체격(시가총액)은 두 배 넘게 불었고, 체질(실적)도 좋아졌다. 전문가들은 “최근 코스닥시장의 변화 흐름을 잘 읽으면 쏠쏠한 투자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확 바뀐 코스닥시장

5일 종가 기준 코스닥시장 시가총액은 293조5468억원이다. 전고점을 찍었던 2007년 7월12일 당일 시가총액(108조4172억원)과 비교하면 2.7배 늘었다. 10년 전 996개였던 상장 종목 수는 1269개로 증가했다.

‘덩치’가 커진 코스닥시장은 주도주도 바뀌었다. 2007년 상승장을 견인했던 주도주는 정보기술(IT)주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07년 7월12일에 코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 비중이 가장 큰 업종은 IT하드웨어(22.32%)였다.

올해 강세장에선 ‘1등 업종’ 얼굴이 제약으로 바뀌었다. IT하드웨어의 시가총액 비중은 19.37%로 줄어들었다. 반면 10여 년 전 2.91%에 불과했던 제약업종 시가총액 비중은 21.80%로 불어났다.

코스닥 시가총액 10위권 내에는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신라젠 티슈진 등 7개 바이오주가 포진했다. 당시 ‘대장주’였던 NHN(현 네이버)을 비롯해 10위 내에 들었던 LG텔레콤(현 LG유플러스) 아시아나항공 하나투어 키움증권 다음(현 카카오) 등은 모두 유가증권시장으로 옮겨갔다. 서울반도체 태웅 메가스터디 등은 시가총액 순위 상위권에서 밀려났다.

◆주요국 지수에 비해 저평가

2007년과 비교해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실적이다. 2007년 코스닥 상장사들은 902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순이익을 못 내고 있더라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종목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지수가 상승했다.

작년 코스닥 상장사들의 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4조898억원이다. 올해 컨센서스는 이보다 39.2% 증가한 5조2475억원이다. “외국인들이 ‘사자’에 나선 것도 최근 코스닥시장 상승세를 유지시켜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최근 1년간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3조4344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일각에선 “단기간에 코스닥지수가 너무 가파르게 상승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비교 가능한 주요국 지수와 견줘 봤을 때 여전히 저평가 국면”이란 분석이 더 많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코스닥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19.9배다. 미국 나스닥(22.6배)보다 낮다. ‘중국의 나스닥’으로 불리는 차이네스트(23.9배), 일본의 신흥기업시장 지수인 도쿄마더스(53배)에도 못 미친다.

나스닥지수의 PER을 코스닥에 적용하면 코스닥지수는 936.3까지 오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살아나고 정책 기대도 커지면서 코스닥지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과거와 같이 급격하게 꺾일 위험성이 있다”며 “실적이 뒷받침되는 업종과 종목 중에서 수급이 몰리는 투자 대상을 선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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