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미디어 뉴스룸-캠퍼스잡앤조이] "중국 아이돌이요?… 촌스럽지 않아요"

입력 2018-01-05 18:22   수정 2018-01-06 05:29

중국인이 사랑하는 외국인 '왕흥' 유지원


“요즘 ‘한국뚱뚱이 한국인인 줄 모르겠다’는 댓글이 많이 올라와요. 그만큼 중국인들이 저를 가깝게 느끼는 것 같아 기분 좋죠.”

지난해 중국 관영매체인 차이나데일리가 뽑은 ‘중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외국인’에 한국인 유지원 씨(26·사진)가 선정됐다. ‘한국뚱뚱’이라는 닉네임으로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왕훙(·중국 1인 미디어)으로 활동하고 있는 유씨는 방송 1년6개월 만에 회당 500만 뷰를 기록하며 중국 현지 1020 세대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2015년 대학 졸업 후 콘텐츠 제작 기업에 취업한 유씨는 1년도 안 돼 사표를 던졌다. 퇴사 이후 창업을 준비하고 있던 유씨는 1인 방송을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회사 재직 당시 인플루언서들과의 프로젝트 경험이 있던 유씨에겐 동경하던 분야의 새로운 도전이었다.

유씨의 첫 영상 콘텐츠는 친구와 함께 중국 아이돌 영상을 보면서 리뷰하는 내용이었다. “중국인들은 한류 콘텐츠를 많이 아는 반면에 우리는 중국 문화를 전혀 모르잖아요. 그래서 한국 사람들이 중국 문화 콘텐츠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영상을 만들기로 했죠.”

유씨가 제작한 영상은 처음부터 반응이 뜨거웠다. 중국을 바라보는 한국인의 솔직한 시선이 중국인들을 매료시키는 포인트였다. “한국 사람들에게 중국 문화는 촌스러울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잖아요. 근데 막상 중국 아이돌 영상을 봤을 땐 그런 느낌을 못 받아요. 그런 부분을 중국인에게 친구처럼 편하게 말해주는 거죠.”

중국에선 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인으로 오해받을 정도로 중국을 사랑하는 유씨는 현재 5개 중국 채널에서 방송 중이다. 얼마 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중국 내 한류 바람이 역풍을 맞았을 때도 중국인들은 오히려 유씨를 옹호하고 나섰다.

불과 1년6개월 만에 한류를 대표하는 왕훙으로 성장한 유씨에겐 올해 목표가 하나 더 생겼다.

“가장 기분 좋았던 것은 ‘한국뚱뚱 때문에 한국에 대한 선입견이 없어졌다’는 말을 들을 때예요. 제 영상을 보면서 중국 사람들이 한국에 대한 선입견도 사라지고, 즐거웠으면 하는 바람이죠. 그리고 음악이나 패션분야의 영상 콘텐츠도 꼭 만들어 보고 싶어요.”

강홍민 캠퍼스 잡앤조이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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