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품었던 꿈이 드디어 이뤄졌어요. 하고 싶은 걸 다 했습니다. 랩뿐만 아니라 노래도 했고, 복음성가(CCM)팀과 협업해 1990년대 미국 교회에서 들었을 법한 분위기의 곡도 만들었죠.”
래퍼 마이크로닷(24·사진)은 지난 4일 서울 연남동의 한 카페에서 한경텐아시아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지난달 14일 발매한 자신의 첫 정규 앨범 ‘Prophet’ 이야기였다. 2006년 올블랙이란 이름으로 데뷔한 마이크로닷은 데뷔 11년 만에야 첫 정규 앨범을 냈다. 두 장의 CD에 담긴 노래가 무려 29곡이다. 타이틀곡만 ‘Tropical Night’(feat 빈지노) 등 네 곡이다. 디지털 싱글이나 싱글 앨범을 주로 내는 요즘 분위기에선 극히 이례적이다.
마이크로닷은 “처음 힙합과 사랑에 빠졌을 때 20곡 안팎이 실린 칸예 웨스트의 정규 1, 2집과 피프티센트(50Cent)의 정규 앨범을 들으면서 나도 언젠가는 저렇게 정규 앨범을 내겠다고 마음먹었다”고 설명했다.
Prophet의 피처링 라인업도 화려하고 풍성하다. 양동근, 빈지노, 도끼, 슈퍼비, 버벌진트, 팔로알토 등 쟁쟁한 래퍼부터 한올 같은 여성 보컬리스트, 아이돌 그룹 빅스의 래퍼 라비까지 다양한 음악 색을 가진 뮤지션들이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단순한 피처링을 넘어 한 곡의 싱글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마이크로닷은 요즘 TV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채널A 예능 프로그램 ‘도시어부’에 출연한 이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네 번이나 오르며 화제가 됐다. 그는 “바다에서 자란 터라 어릴 때부터 낚시를 했다”며 “TV에 나오는 모습이 평소 낚시할 때의 모습 그대로여서 촬영이나 일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tvN 드라마 ‘모두의 연애’에서는 ‘모두(Modu) 바’라는 가상의 술집에서 바텐더가 돼 연애 고민을 안고 찾아오는 손님들을 편안하게 맞아주는 역할을 맡았다. tvN 새 예능 프로그램 ‘친절한 기사단’에도 출연하기로 했다.
“예능 프로그램은 정말 즐거워요. ‘모두 바’에서 촬영할 때는 즉흥적인 애드리브를 할 때가 많아요. 제 성격도 즉흥적인 편이거든요. 이처럼 구성도 다르고 매회 찾아오는 손님도 달라서 시청자들도 신선하게 느끼는 것 같습니다.”
마이크로닷은 “새해에는 더 많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미니 앨범도 세 장 정도 발매하면서 꾸준히 올라가고 싶다”며 “궁극적으로는 예능이나 라디오 프로그램을 기획해보고 싶다”고 했다. 음악이든 예능이든 다방면에서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김수경 한경텐아시아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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