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순신 기자 ] 《기업, 계약 그리고 금융구조》(한국경제신문)는 2016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올리버 하트 교수의 유일한 저서다. 하트 교수는 이 책에서 ‘계약이론’을 활용해 기업과 같은 경제조직체를 이해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한다.
이 책의 기본 개념은 불완전 계약 후 지배력과 통제권 배분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상황에서 조직체들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하트 교수는 기업이란 무엇이고 기업의 주인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지배력’이란 개념을 도입해 설명한다. 지배력은 불완전한 계약에서 자산에 실질적 영향을 줄 수 있는 힘이다. 예컨대 벽에 못을 몇 개 박을 수 있는지 적어 놓지 않고 불완전한 전세 계약을 맺었을 때 세입자가 주인에게 허락받아야 하는 이유는 집에 대한 지배력과 통제권이 주인에게 있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트 교수는 기업이 합병하는 이유를 계약만으로는 완전한 지배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계약을 맺었을 때 직면하는 불확실성의 비용이 합병을 위한 비용보다 크다면 기업이 다른 기업을 흡수해 지배력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이와 함께 기업의 재무 결정, 특히 자기자본이 지분만큼 의결권을 갖는 이유와 채권자가 압류에 관한 권리를 보유하는 이유, 상장기업의 자본구조 결정, 파산 절차, 기업 주식의 의결권 배분 등을 이해하는 데 있어 불완전 계약이 어떻게 적용되고 통제권이 어떤 역할을 하는가를 보여준다.
이 책에는 한국에서도 열띤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차등의결권제도(최대 주주가 보유한 지분 이상의 의결권을 갖는 제도)에 대해 통제권과 효율성 관점에서 이론적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차등의결권제도는 미국에서는 2004년 상장한 구글이 도입했고 이후 페이스북, 그루폰, 스냅 등 상장한 기업도 많이 채택하고 있다. 하트 교수는 계약이론 등 수많은 경제학 논문을 발표했지만 저서는 이 책 단 한 권이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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