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묵 전 남북군사실무회담 수석대표
'천안함 폭침' 장본인 김영철, 신임 두터운 이선권
건방지고 목에 힘 주는 스타일
[ 이미아 기자 ] “이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건방지고 목에 힘을 많이 주는 스타일이지만 이번만큼은 제멋대로 나오진 않을 겁니다. 오히려 매우 화기애애하게 분위기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봐요.”
2000년대 남북군사실무회담에 50여 차례 참석한 ‘남북 실무회담의 베테랑’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62·예비역 준장·사진)은 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남북군사실무회담 때 이 위원장을 여러 번 만난 적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센터장은 2000~2003년 국방부 군사실무회담 운영단장, 2002~2007년 남북군사실무회담 수석대표 등을 맡았다. 그는 현역 시절 이 위원장 및 그의 상사인 김영철 통일전선부장과 회담장에서 수차례 대면했다.
문 센터장은 “이선권을 이해하려면 김영철 부장을 먼저 알아야 한다”며 “김영철은 1990년대 초 남북 고위급회담부터 지금까지 대남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의 신임을 계속 받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철은 군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통일전선부장이 된 인물로 머리가 뛰어나고 명석한 달변가다.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사건 등으로 김정은의 ‘군사적 업적’을 만들어낸 장본인으로 꼽히는 인물이라는 게 문 센터장의 설명이다.
문 센터장은 “김정은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스스로 ‘통 크고 언행이 일치하는 신뢰할 만한 지도자’란 이미지를 만들고자 할 것”이라며 “자신에 대한 우호적 여론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판단할 것이기 때문에 평창 선수단 파견을 ‘손해 보는 장사’라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북한의 진짜 속내는 어디까지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고 제재에서 벗어나는 것임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 센터장은 “북한은 비록 지금은 발톱을 감추고 있지만 올림픽이 끝나고 나면 하나씩 조건을 내걸기 시작할 것”이라며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확실하게 선을 그어야 더욱 진정성 있고 주도적으로 회담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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