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희 양 야산에 묻은 친부, SNS에 장난감 사진 올리고 ‘ㅋㅋ’

입력 2018-01-08 11:41  



지난해 12월 친부의 실종신고 이후 경찰의 대대적인 수색에도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던 고준희(5) 양은, 무사히 돌아올 거라는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린 채 군산의 한 야산에서 참혹한 모습으로 발견됐다.

5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온 5살 고준희 양의 친모를 만나, 아이가 엄마를 떠나 친부 고 씨와 함께 살게 된 경위를 들어보고, 왜 지난 8개월 동안 아무도 준희 양의 죽음을 알지 못했던 건지 그 이유를 추적했다.

준희 양의 죽음 뒤에 친아버지와 그 내연녀의 끔찍한 범죄행각이 숨겨져 있었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는 지금, 많은 사람들은 분노하고 있다. 5살 준희 양은 왜 그렇게 죽어야 했을까?

사건 초기 경찰은 친부 고 씨와 내연녀 이 씨의 진술을 토대로, 준희 양이 살았다는 내연녀 모친의 집 주변 CCTV를 샅샅이 뒤졌지만 아이의 모습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후 공개수사로 전환한 경찰은 수사 범위를 넓혔다. 그 과정에서 수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하던 가족들을 의심한 경찰은 친부의 아파트를 압수수색했고, 그 현관 복도에서 핏자국 하나를 발견했다. 감식 결과 혈흔에선 준희 양과 친부, 그리고 내연녀의 DNA가 검출됐다.

경찰의 추궁 끝에 고 씨는 지난해 4월경 준희 양을 군산의 한 야산에 유기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이가 잠을 자다가 토하면서 기도가 막혀 사망했고, 이혼소송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불리하게 작용할까봐 시신을 버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준희 양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뒤쪽 갈비뼈 3개가 골절된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다.

고 씨는 아이가 위급한 상태에서 심폐소생술을 진행하다가 그렇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의학자들은 흉부 앞쪽을 압박하는 심폐소생술 과정에서 절대 뒤쪽 갈비뼈만 골절될 수는 없다며 아이가 물리적인 학대를 당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앓고 있었던 준희 양은 친어머니를 떠나 친부와 함께 살게 된 지난해 1월 이후 병원 진료를 받거나 약을 처방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고 씨는 아이를 폭행한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사망 직전인 3월에도 자신의 내연녀 이 씨를 힘들게 했다는 이유로 아이의 발목을 세게 짓밟았고, 그 과정에서 준희 양이 심하게 다쳤지만 병원엔 데려가지 않았다는 것.

하지만 고 씨는 여전히 폭행과 아이의 죽음은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의 디지털포렌식 수사 결과 준희 양이 사망한 이후 친부 고 씨와 내연녀 이 씨는 아이가 입던 옷을 인터넷에 중고로 판매한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고 씨는 자신의 SNS에 장난감 사진과 함께 ‘ㅋㅋ’ 등의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실종신고 당시 자신의 딸을 찾아달라며 격앙된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다 마비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에 실려갔던 고 씨. 사망한 딸의 시신을 이미 8개월 전 야산에 버렸던 그가 도대체 왜 이런 연기를 해야만 했던 것인지 시민들은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친부가 이혼소송 중이라 실종신고를 안하고는 설명이 안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고준희 양의 시신은 지난해 12월 29일 오전 4시 45분께 군산시 한 야산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준희 양의 친부와 동거녀에게 아동 학대 치사 혐의를, 동거녀의 어머니에게는 시신유기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사건을 넘길 계획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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