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결제원 노조 "산은 출신 상무 선임 철회" 요구

입력 2018-01-08 15:16  

예탁결제원 노조가 신임 상무 선임에 대해 '낙하산 인사'라며 이번 인사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8일 예탁결제원 노조는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노조는 전직원 탄원서 500장도 청와대에 제출할 예정이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낙하산 인사에 대해 한마음으로 분노하고 이를 거부한다"며 "정당한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사태를 바로잡을 때까지 무기한 투쟁할 것을 선언한다"고 발표했다.

노조는 이재호 신임 상무 임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12월26일 이재호 전 KDB산업은행 자금시장본부장을 상무 겸 투자지원본부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오봉록 노조지부장은 "이사회에선 임금교섭 관련 안건만을 처리할 계획이었지만 상무 선임건이 안건으로 급하게 통보됐다"며 "이사회 주체인 이사들도 이를 모르고 있었고, 이사회 개최 2시간 전에 통보돼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회사 내규상 내부직원을 우선적으로 상무로 선임해야 하지만, 회사가 내부 적임자를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오 지부장은 "내규에선 내부 직원 중 적임자가 없거나, 적임자들이 고사할 때 외부에서 선임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며 "수차례 투자지원본부장 공석을 채워달라는 촉구에도 회사는 내부 직원 선임에 나서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사전에 회사가 외부에서 적합한 인물을 찾고 있다는 얘기도 없었다"며 "이병래 사장이 외부 압력 때문에 내부 직원 선임에 나서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노조는 이재호 신임 상무는 증권업 관련 경력이 없다는 점에서 증권업의 특수업무를 다루는 예탁결제원에 적합하지 않다고 문제삼고 있다.

오 지부장은 "회사 부서장 그룹도 직원들의 정서를 모르고 사장이 독단적으로 결정했다고 유감을 표시해온 상황"이라며 "실무를 집행하는 상무까지 무분별하게 선임한 것은 예탁결제원 내 문제의식이 없다는 대표적인 사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재호 상무의 출근 저지를 통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재호 신임 상무의 업무 개시일은 오는 15일이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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