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만난 칼둔 "한국·UAE 관계 발전 원한다"… '임종석 특사 논란'엔 침묵

입력 2018-01-08 18:30   수정 2018-01-09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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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둔 UAE 행정청장 방한…9일 문 대통령 예방할 듯

정세균 의장과 30분 비공개 면담
"칼둔이 요청…의례적 예방"

국정조사 등 공세 펴던 한국당
"외교 참사 수습모드 접어들어"
사실상 '출구' 찾기 나서

칼둔이 설명 않고 돌아가면
각종 의혹 '봉합' 수순 밟을 듯



[ 유승호/조미현 기자 ]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왕세제의 최측근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8일 방한했다. 지난달 10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무함마드 왕세제를 예방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칼둔 청장은 이날 오전 9시13분께 전용기 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한 뒤 통상적인 입국 절차를 거치지 않고 비행기 계류장에서 곧바로 차량을 타고 공항을 빠져나갔다.

칼둔 청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비공개로 약 30분간 만났다. 김영수 국회 대변인은 “칼둔 청장이 요청해 이뤄진 의례적인 예방이었다”며 “정 의장이 아크부대의 UAE 주둔을 국회가 지원하고 있다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UAE 쪽에선 어떤 경우에도 양국관계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임 실장의 UAE 방문 관련 의혹과 군사협정 등에 대해선 “얘기가 없었다”고 말했다.

칼둔 청장은 9일 임 실장과 면담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문 대통령을 예방하고 무함마드 UAE 왕세제의 친서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칼둔 청장은 문 대통령과 만나 한국이 수주한 바라카 원전 준공 시점에 맞춰 문 대통령을 UAE에 초청하고 싶다는 왕세제의 뜻을 전달할 가능성이 높다. 칼둔 청장의 방한으로 한·UAE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한 단계 높은 ‘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칼둔 청장의 방한을 계기로 정치권 안팎에서 주목하는 임 실장의 UAE 특사 방문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풀릴지는 미지수다. 당초 한국 원전을 수주한 UAE가 현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에 반발해 이를 무마하기 위해 임 실장이 UAE로 향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현 정부가 전 정부에서 극비리에 맺은 양국 간 군사협정을 수정하려고 했고, 이에 UAE가 항의하자 임 실장이 특사 방문했다는 설이 확산됐다. 청와대는 그동안 임 실장의 UAE 방문 목적에 대해 “양국 간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방문”이라며 속시원한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야당은 의혹 해소를 위한 임 실장의 국회 출석과 국정조사를 요구해 왔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에 임 실장을 출석시켜 직접 설명을 듣겠다”며 “원전 게이트의 실체는 정치 보복을 가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빚어진 외교 참사였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혹의 초점이 전 정부에서 맺은 군사협정 관련 내용으로 옮겨가면서 공세 수위는 낮아진 분위기다. 김 원내대표는 “칼둔 청장의 방한은 이 정부가 일으킨 외교 참사가 수습 모드로 접어들었다는 좋은 뉴스임이 확실하다”며 “UAE와 문재인 정부 간 마찰이 수습돼 외교 참사가 국교 단절로 이어지지 않은 것은 정말 다행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한국당이 한발 빼면서 ‘출구’를 찾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칼둔 청장이 직접 설명에 나서지 않는 한 임 실장의 UAE 방문 관련 의혹은 ‘봉합’되는 수준에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이란 전망이다. 칼둔 청장은 9일까지 1박2일 일정을 보내고 10일 0시30분께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승호/조미현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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