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권 "새해 첫 선물로 값비싼 결과물 드리는 건 어떠한가"

입력 2018-01-09 10:53   수정 2018-01-09 11:31

조명균 "시작이 반이라는 마음으로 회담 끌어갔으면"



9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2년여만에 개최된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만난 남북 수석 대표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덕담을 주고받으며 회담을 시작했다.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자연계의 날씨보다 북남 관계가 더 동결상태 있다고 해도 과언 아니다”라며 “우리 북남 당국이 진지한 입장 성실한 자세로 이번 회담 잘해서 이번 고위급 회담을 주시하면서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온 겨레에게 새해 첫 선물 그 값비싼 결과물을 이 드리는 게 어떠한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이 자리에 나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우리 측 수석 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오랜 남북관계 단절 속에서 회담이 시작됐습니다만 정말 첫걸음이 시작이 반이다 그런 마음으로 의지와 끈기를 갖고 회담을 끌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첫술에, 첫숟갈에 배부르랴. 하는 그런 얘기도 있다. 그런 입장에서 저희가 오늘 첫 남북회담에서 아까 말씀하신 민심에 부응하는 좋은 선물을 저희가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다음은 회담 모두발언 전문.

<조명균 통일부 장관>

날씨가 추운데다 눈이 내려서 평양에서 내려오시는데 불편하지 않으셨습니까.

<이선권 조평통 위원장>

이번 겨울이 여느 때 없이 폭설도 많이 내리고 또 그런가 하면 강추위가 지속적으로 꼐속되는 게 특징이라고 불 수 있어. 온 강산이 꽁꽁 얼어 붙어. 어찌보면 자연계의 날씨보다 북남 관계가 더 동결상태 있다고 해도 과언 아냐. 다만 자연이 춥든 북남대화와 관계 개선 바라는 민심 열망은 비유해서 말하면 두껍게 얼어붙은 얼음장 밑으로 더 거세게 흐르는 물처럼 얼지도 쉬지도 않고 또 그 강렬함에 의해서 북남 고위급 회담이라는 귀중한 자리 마련됐다고 생각.

내려오면서 조명균 장관 선생한테 뭘 말할까 생각했는데 올해 설날에 있은 일을 제가 설명하겠다. 제가 그 듣기를 좋아하는 조카가 있다. 설에 만났는데 올해 대학간다는 거다. 벌써 대학에 가. 그 조카가 2000년 6월 출생. 그래서 특별히 제가 벌써 18년이 됐구나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이 벌써 두번씩이나 지났으니까 이 얼마나 많은 세월 흘렀나. 뒤돌아 보면 6·15 시대 모든 것이 다 귀중하고 그리운 것이 없고 생각해보면 참으로 아쉬운 시간이었다. 그래 예로부터 민심과 대세가 합쳐지면 천심이라고 했다. 이 천심에 받들려서 북남 고위급 회담이 마련됐다. 그래서 우리 북남 당국이 진지한 입장 성실한 자세로 이번 회담 잘해서 이번 고위급 회담을 주시하면서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온 겨레에게 새해 첫 선물 그 값비싼 결과물을 이 드리는 게 어떠한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이 자리에 나왔다.

<조 장관>

우리 남측도 지난해 민심이 얼만큼 강한 힘을 갖고있는지 직접 체험을 했고 우리 민심은 남북관계가 화해와 평화로 나가야 한다는 강한 열망을 갖고 있다는 것도 우리가 분명하게 잘 알고 있다. 민심이 천심이고 그런 민심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회담을 진지하고 성실하게 잘 임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희가 오늘 논의하는 중요한 의제 중 하나가 평창동계올림픽 패럴림픽에 북측 대표단이 참석하는 문제인데 동계올림픽은 하계올림픽보다 날씨가 대단히 중요.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이번 겨울이 춥고 눈도 많이 내려서 겨울올림픽 치르는 데 좋은 조건이 되었다. 많은 나라에서 귀한 손님들이 오시는데 특별히 또 우리 북측에서 대표단 귀한 손님들이 오시기 때문에 평창동계올림픽 패럴림픽이 평화축제로 잘 치러질 수있을 것이다 저희가 기대를 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 북측에도 그러한 속담같은 게 있다고 생각하는데 저희가 시작이 반이다 그런 말이 있다. 오랜 남북관계 단절 속에서 회담이 시작됐습니다만 정말 첫걸음이 시작이 반이다 그런 마음으로 의지와 끈기를 갖고 회담을 끌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 동시에 상충되긴 합니다만 첫술에, 첫숟갈에 배부르랴. 하는 그런 얘끼도 있어. 그런 것도 감안해 서두르지 않고 끈기를 갖고 하나하나 풀어가면 되겠다 하는 마음 갖고 있어. 그런 입장에서 저희가 오늘 첫 남북회담에서 아까 말씀하신 민심에 부응하는 좋은 선물을 저희가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

<이 위원장>

혼자 가는 거 보다 둘이 가는 길이 더 오래간다고 했다. 마음이 가는 곳에는 몸도 가기 마련.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장관 선생이 평창 올림픽부터 이야기 하는 거 보니까 확실히 유년시절에 스케트 탔다는 소리 들었다. 올초 시작부터 스케이트 탔기 때문에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든다면 그 동심이 순결하고 깨끗하고 불결한 게 없다. 그 때 그 마음을 되살린다면 오늘 북남 고위급 회담이 이 마당이 순수한 또 우리 단합된 그것이 합쳐지면 회담이 잘 되리라고 생각한다.

회담 형식 문제다. 그래서 오늘 이 회담을 지켜보는 내외의 이목이 강렬하고 기대도 큰 만큼 우리측에서는 공개를 해서 실황이 온민족 전달되면 어떻나 하는 그런 견해다. 기자 선생들도 관심이 많아서 오신 거 같은데 확 드러내놓고 그렇게 하는 게 어떻나

<조 장관>

회담 공개와 관련해서 말씀하시는 것도 상당히 일리가 있어. 저희도 그건 공감을 하는데 아무래도 저희가 모처럼 만나서 할얘끼가 만흔 만큼 일단 통상 관례대로 회담을 비공개로 진행을 하고 필요하다면 중간에 기자분들과 함께 공개회의 하는 것이 순조롭게 회담을 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다.

<이 위원장>

고저 명백한 거는 민심이 큰 거 만큼 우리 회담을 투명성 있게 북한이 얼마나 진지하게 노력하는가를 보여주면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 특히 당국이 하는 일에는 의미가 깃들어야 한다. 그 의미가 결국은 민심에 부응하는 것이라 생각. 이런 측면에서 공개했으면 좋겠는데 귀측의 견해를 감안해서 그러면 비공개로 하다가 앞으로 필요하면 기자선생들 다 불러서 우리 회담 상황을 알려드리고 이렇게 하는 게 좋겠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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