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코스닥 독립성 제고…3000억 규모 성장 펀드 조성"

입력 2018-01-09 14:01   수정 2018-01-09 14:06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해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 등 증권 유관기관이 3000억원 규모의 '코스닥 성장(스케일업·Scale-up) 펀드'를 조성한다.

코스닥의 독립성 제고를 위해 현재 한국거래소 코스닥본부장이 겸임하고 있는 코스닥위원회 위원장을 외부전문가로 선출하기로 했다. 또한 혁신기업 지원을 위해 코스닥 상장요건 중 계속사업이익 요건과 자본잠식 요건을 폐지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사진)은 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 열린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한 현장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최 위원장은 "코스닥 시장은 혁신·벤처기업의 성장을 촉진하는 자본시장의 핵심 인프라"라며 "이번주 중 경제장관회의를 거쳐 코스닥 시장의 경쟁력 제고 방안을 확정·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코스닥 활성화 방안의 상세 내용은 오는 11일 공개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코스닥 시장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제고하기 위해 거래소의 코스닥위원회 조직을 개편할 계획이다. 현재 코스닥본부장이 겸임하는 코스닥위원장을 외부전문가로 분리 선출하고, 위원회 구성을 민간 중심으로 확대·개편한다. 코넥스기업, 투자자 등 보다 다양한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체제를 바꾸겠다는 조치다.

코스닥위원회의 권한도 대폭 강화한다. 코스닥본부장에게 위임된 상장심사 및 상장폐지심사 업무를 코스닥위원회가 실질적으로 심의·의결하도록 바꿀 예정이다.

기관투자자의 코스닥 시장 참여를 유인하기 위해 3000억원 규모의 '코스닥 스케일업 펀드'를 조성한다. 이 펀드는 저평가된 코스닥 기업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아울러 코스피·코스닥을 종합한 대표 통합지수를 개발하고 새로운 지수에 기반한 상장지수펀드(ETF) 등 다양한 상품의 출시를 적극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코스닥 상장 제도도 기업의 성장잠재력 중심으로 뜯어고친다. 계속사업이익 요건과 자본잠식 요건을 폐지한다. 대신 세전이익, 시가총액, 자기자본 등 하나의 요건만 충족하면 상장이 가능하도록 단독 상장요건을 신설하기로 했다.

현재 벤처기업이 코스닥에 상장하기 위해서는 당기순이익 10억원 이상, 자기자본이익률(ROE) 5% 이상, 매출액 50억원 또는 시가총액 300억원(수요예측 감안한 기업가치) 이상, 매출액 50억원에 성장률 20% 이상 중 한 가지가 충족돼야 한다.

'테슬라 요건'의 걸림돌로 꼽혔던 상장주관사의 풋백옵션도 완화한다. 테슬라요건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적자기업이 시장에 상장할 수 있도록 지난해 도입된 제도다.

그러나 지난해 테슬라 요건을 통해 상장을 추진한 곳은 카페24뿐이었다. 상장 후 3개월 내 주가가 하락하면 주관사가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공모물량을 다시 사야하는 풋백옵션 의무조항이 주관사들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앞으로 테슬라요건 상장 실적이 있는 우수 상장주관사와 코넥스 시장에서 일정수준 이상 거래된 기업이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상장하는 경우에는 상장주관사의 풋백옵션 부담을 면제할 계획이다.

최 위원장은 "상장요건과 규제 완화로 시장 신뢰성이 저해되지 않도록 사후규제 장치 강화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자본시장의 모든 제도와 인프라를 코스닥 시장 중심으로 정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최 위원장은 "비상장, 코넥스, 코스닥으로 이어지는 자본시장의 성장사다리 체계를 강화하고, 투자자들이 다양한 기업정보를 적기에 제공 받을 수 있도록 기업 투자정보 확충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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