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사상최대' 실적잔치…KB금융·신한지주 순이익 '3조 클럽' 목전

입력 2018-01-09 15:42   수정 2018-01-09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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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지주사와 은행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수준의 순이익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는 4분기 계절적인 비수기라는 고리를 끊고 호실적을 내놓은 점과 '금리인상기'라는 호재가 맞물려 내년까지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9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있는 국내 3대 금융지주사(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와 우리은행, IBK기업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컨센서스(예상치 평균)는 11조9665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상 최대 수준이다.

KB금융지주와 신한지주는 나란히 순이익 3조원대를 넘어서며 '3조 클럽'에 입성할 전망이다.

KB금융지주의 지난해 순이익 추정치는 3조4145억원으로 전년 대비 55.9%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4분기 순이익도 은행권 중 최대 수준일 것으로 예상됐다. 순이익 추정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7% 증가한 6562억원이었다.

신한지주는 지난해 3조3580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됐다. 전년 대비 18.9% 늘어난 수준이다.

다만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599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4%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한지주의 이자수익은 견조한 상황이나 희망퇴직금 지급 영향으로 판관비가 증가할 것"이라며 "지분증권 평가손실도 더해져 4분기 순이익은 컨센서스를 밑돌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 역시 신한지주와 마찬가지로 4분기 희망퇴직에 대한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신한지주와 KB금융의 희망퇴직으로 인한 비용은 각각 2400억원, 1000억원이다. 여기에 신한카드의 희망퇴직도 더해지면서 신한지주는 1000억원의 비용 지출이 추가될 전망이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두 지주사는 희망퇴직 이슈로 인해 4분기 순이익이 당초 예상보다는 낮아졌다"며 "그러나 특별한 충당금 적립 요인이 없어 좋은 실적이 기대되고, 매년 반복되던 4분기 계절적인 이익 하락의 고리가 깨진 점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지주는 2조클럽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지주의 지난해 순이익 추정치는 2조65억원으로 전년 대비 43.4%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다. 4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전년동기 대비 282.1% 증가한 411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4분기 순이익이 대폭 성장한 배경은 2016년 4분기 대규모 희망퇴직으로 인해 실적이 크게 부진한 데 따른 기저효과 탓이다. 또 4000억원에 이르는 SK하이닉스 지분 전량을 매각한 점도 긍정적이다.

이병건 연구원은 "하나금융은 4분기 자기앞수표 관련 비용이나 성과급 지급 비용이 SK하이닉스 주식 매각 이익으로 대부분 상쇄될 것"이라며 "건전성 개선을 통해 극심했던 4분기 실적 개선을 이끈 점도 주목할 만 하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각각 1조6845억원, 1조503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년 대비 각각 31.9%, 29.1% 늘어난 수준이다. 4분기 순이익은 각각 2570억원, 301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88.1%, 19.5%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금리인상기에 진입하면서 은행권은 내년에도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은행권의 순이자마진(NIM)은 확대된다. 여기에 올해 판관비가 절감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실적 전망치를 상향시키는 요인이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3대 금융지주사와 우리은행, 기업은행의 올해 순이익 컨센서스는 12조30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연구원은 "은행권의 견조한 대출증가세(4% 내외)는 올해도 유지 가능하다"며 "연말 금리상승으로 NIM이 적어도 1분기까지는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형은행들의 올해 이익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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