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펀드 투자 전략 복제… 중소형 가치주 등 골라 담아
지수 따라가면서도 높은 성과… 수수료도 낮아 투자자 유리
투자원칙 따라 종목 선별… 액티브펀드보다 위험 작아
[ 나수지 기자 ] 펀드매니저가 주식을 골라 투자하는 액티브펀드와 지수 수익률을 따라가는 패시브펀드 간 힘겨루기가 거세다. 액티브펀드 매니저들은 지난 2년간 대형주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졌지만 올해는 개별 종목 장세가 펼쳐지면서 액티브펀드로 다시 자금이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패시브펀드 매니저들은 개별 종목 장세가 온다고 해도 투자 철학에 따라 종목을 선별해 담는 ‘스마트 베타 상장지수펀드(ETF)’가 액티브펀드 수익률을 누를 것이라고 반박한다. 액티브 전략을 복제해 높은 수익을 내면서도, 보수가 싸고 투자 포트폴리오가 투명한 ETF의 장점을 갖췄다는 이유에서다.
◆상승장 승자는 ETF
지난해 펀드 시장의 승자는 ETF를 앞세운 패시브펀드였다. 지난해 초 패시브펀드가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차지한 비중은 40.6%였지만 연말에는 52.4%로 불어 액티브펀드를 추월했다.
패시브펀드 가운데서도 지수 추종형 상품에 주로 돈이 모였다. 지난해 국내 주식형 펀드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들인 상품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이었다. 코스피2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추종하는 ETF다. 두 번째로 많은 자금이 흘러든 펀드도 같은 구조 상품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00’이었다.
이들 ETF에 뭉칫돈이 몰린 이유는 삼성전자 등 대형주 중심으로 지수 상승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의 20%가량을 차지하는 삼성전자는 지난해 43.2% 올랐다. 코스피200지수 상승률(24.8%)을 웃돈다. 액티브펀드가 삼성전자 비중을 낮게 담고 있으면 시장을 이기기 힘든 구조다.
일부 액티브 펀드매니저는 이 점을 근거로 올해부턴 액티브펀드로 자금이 이동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와 달리 대형주보다는 중형주가 오르고, 지수보다는 개별 종목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장세가 오면 액티브펀드 수익률이 패시브 펀드를 앞설 것”이라는 주장이다.
◆“스마트베타 ETF 인기 끌 것”
패시브펀드 매니저들은 개별 종목 장세 속에서도 패시브펀드의 기세가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부사장은 “특정 기준에 따라 주식을 골라 담는 스마트베타 ETF는 액티브펀드보다 낮은 비용으로 비슷하거나 높은 성과를 낼 수 있어 인기를 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마트베타 ETF는 시장 수익률을 그대로 따라가겠다는 ETF의 본래 목표를 넘어 시장보다 높은 수익을 얻는 게 목표인 상품이다. 저변동성주, 고배당주, 가치주, 중소형주 등 장기적으로 시장보다 높은 수익을 낼 만한 종목을 편입한다. 저평가된 종목에 투자하는 가치주 ETF라면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주당순자산)이 낮은 종목을 많이 담는 식이다.
스마트베타 ETF는 액티브펀드가 수익을 내는 전략을 복제하면서도 액티브펀드보다 장점이 많다는 게 배 부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중소형 가치주에 투자하는 액티브펀드 철학은 스마트베타 ETF 가운데 중소형 ETF, 가치주 ETF를 담아 복제할 수 있다”며 “액티브펀드는 매니저에 따라 운용 철학이 유지되지 않을 수 있지만 스마트베타 ETF는 원칙에 따라 종목을 담기 때문에 그런 위험이 작아 수익률도 더 높다”고 말했다.
ETF인 만큼 수수료가 연 0.3~0.5%가량으로 저렴하고 포트폴리오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배 부사장은 “과거 시점의 일부 포트폴리오만 확인할 수 있는 액티브펀드와 달리 ETF는 모든 종목 포트폴리오가 공개된다”며 “스마트베타 ETF를 활용하면 단순 지수 추종을 넘어 투자자의 운용 철학에 따라 쉽게 자산을 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스마트베타 ETF
가치, 고배당, 중소형 등 특정 유형의 주식을 골라 편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액티브 펀드의 특징과 수수료가 낮은 ETF의 장점을 동시에 갖고 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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