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수 기자 ] 기관투자가가 주도해 오던 해외 부동산 투자시장에서 개인이 직접 중소형빌딩을 매입한 사례가 등장했다. 주택이 아니라 중소형 빌딩을 개인이 산 건 다소 이례적이다. 그동안 믿을 만한 해외 중소형 빌딩 자문업체가 거의 없었던 데다 사후관리에 대한 부담이 커 개인은 중소형 빌딩 매입을 꺼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한 개인투자자가 지난달 일본 도쿄 주오구 니혼바시에 있는 8층짜리 중소형 빌딩(연면적 1500㎡·사진)을 약 130억원에 매입했다. 이번 빌딩 매입은 우리은행 투자자문센터와 부동산 투자자문 기업인 글로벌PMC의 자문으로 이뤄졌다. 글로벌PMC가 일본 현지 파트너를 통해 물색한 빌딩을 투자자와 함께 답사한 뒤 주요 계약조건 협상을 대행하고 계약을 맺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국내 부동산 매수와 같은 방식으로 했다. 글로벌PMC는 전 세계 부동산투자네트워크인 코펙인터내셔널, 컬리어스 인터내셔널의 호주 자회사인 PRD네이션와이드 등과 손잡고 주요 국가의 부동산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빌딩의 순운영소득을 매입가로 나눈 투자수익률은 연 4.25%다. 매입대금 중 담보대출금 80억원을 0.96%의 저리로 빌렸기 때문에 순운영소득에서 대출금이자를 공제한 뒤 자기자본으로 나눠 산출하는 자기자본수익률(ROE)은 8.38%에 달한다. 높은 수익률은 대출금리가 상당히 낮았기 때문에 나타난 ‘지렛대 효과’ 덕분이었다.
지금까지 개인의 해외부동산 투자는 리츠(부동산투자회사)나 펀드와 같은 간접투자상품을 활용하거나 투자자 본인이 모든 투자리스크를 안고 해외에 거주하는 지인이나 중개인의 도움을 받아 이뤄져 왔다. 전문성이 없는 현지 지인을 통해 투자하다보니 사기를 당하는 사례도 종종 벌어졌다. 김용남 글로벌PMC 대표는 “국내에서 상업용 빌딩 투자를 원하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미국 하와이 지역의 상가 빌딩과 일본에서 지사사무실 겸 직원 숙소로 사용할 물건을 찾는 일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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