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국제약품, 지주사 체제 전환 시동… 대주주 지배력 강화하나

입력 2018-01-09 17:11  

기업 리모델링

모회사 효림산업 인적분할
신설된 (주)우경이 지주사 역할

남영우 명예회장 등 오너 일가
지분율 높이기 나설 듯



[ 김익환 기자 ] ▶마켓인사이트 1월8일 오전 5시16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국제약품이 지배구조를 손질하고 있다. 국제약품의 모회사인 (주)효림산업이 인적분할을 해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주)우경을 세웠다. 남영우 국제약품그룹 명예회장(사진)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우경을 바탕으로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제약품 지분 23.7%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 효림산업은 지난달 27일 인적분할 방식으로 투자회사 (주)우경과 사업회사 (주)효림산업으로 분할했다. 국제약품 지분 23.7%를 가져오는 우경이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할 전망이다.

효림산업은 1986년 출범한 수처리 전문기업으로 남 회장이 지분 52.09%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남 회장의 동생인 철우씨 등이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분할로 ‘남 회장→우경→국제약품’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구축됐다.

효림산업이 인적분할을 추진한 배경으로는 재무구조 악화가 꼽힌다. 효림산업은 수처리 사업 부진으로 2016년 당기순손실 115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 말 부채비율은 205.0%로 전년 대비 53.9%포인트 상승했다. 효림산업 재무구조가 나빠지면 그만큼 남 회장의 국제약품에 대한 지배력도 흔들리게 된다. 지배력 기반을 튼실히 다지기 위해 인적분할을 통해 ‘배드 컴퍼니’로 분류되는 적자 사업부를 사업회사인 효림산업으로 떼어내는 동시에 국제약품 지분을 우경으로 넘긴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약품은 1959년 남 회장의 부친인 고(故) 남상옥 선대회장이 창업했다. 회사 경영은 남상옥 회장의 손자인 남태훈 사장이 총괄하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9월 말까지 매출 933억원, 영업이익 29억원을 올렸다. 화장품 브랜드 ‘라포티셀’ 등도 운영하고 있다.

우경은 자산 규모가 수백억원 수준이기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지주사 기준(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을 충족하지 못한다. 하지만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면서 남 회장의 지배력을 높이고 남 사장의 승계 작업을 뒷받침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남 회장은 앞으로 직접 보유한 국제약품 지분 8.5%를 우경에 출자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출자를 마무리하면 남 회장은 우경 지분을 높이고, 우경도 국제약품 보유 지분을 23.7%에서 32.2%까지 늘리게 된다. ‘남 회장→우경→국제약품’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보다 강화될 전망이다.

남태훈 사장도 국제약품 지분이 1.75%에 불과한 만큼 보유한 계열사 지분을 활용해 우경 지분을 늘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는 국제약품 계열사인 제아에이치앤비 지분 20%, 국제피앤비 지분 50.5%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사장이 이들 계열사 지분을 우경에 출자하는 방식으로 우경 지분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업계 분석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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