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규 건설부동산부 기자) 경기 평택엔 미군 전용 렌털하우스가 잇따라 공급되고 있습니다. 동아시아 최대 규모의 미군기지라는 배후 수요를 업은 수익형 부동산으로 투자자들을 유혹합니다. 그러나 면적 계산, 중개수수료 등 때문에 투자자들과 부동산업자들이 갈등을 빚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계약서를 작성할 당시 해당 사안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10일 임대업계에 따르면 미군과 군 관련 민간 업체를 포함하면 2020년까지 8만5000여명의 수요가 있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부대 외부에 상주해야 하는 인구도 4만9000여 가구에 달할 전망입니다. 그러나 늘어나는 인구에 비해 주택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 렌털하우스들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연수익률은 최소 6%에서 많게는 10%이상 가능하다는 광고도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미군이 2060년까지 거주하기 대문에 공실 우려가 적고 세입자와 분쟁 없이 고정적으로 월세가 들어온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힙니다.
다만 렌털하우스가 우후죽순 생기면서 분양업 관계자들과 투자자들이 갈등을 빚는 사례도 늘었습니다. 지난해 1월 경기 평택 신장동의 한 미군 전용 렌털하우스를 분양받은 고모씨는 계약 당시보다 임대료를 받지 못해 속을 앓고 있습니다. 4층짜리 타운하우스에서 복층인 4층 한 실(전용 138㎡)의 분양가는 3억1000만원. 단층인 1~3층(전용 82㎡)보다 6000만원 비싸지만 단층(150만원)보다 임대료를 40만원 더 받을 수 있다는 분양업자의 말에 4층을 계약했다는게 그의 주장입니다. 고씨는 “1년간 190만원의 월세를 보장해준다는 임대확약증서까지 발부 받았지만 거주했던 미군이 9개월만에 나가자 나머지 3개월 분에 대해선 받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미군 주택과는 미군, 군무원 등이 거주할 수 있는 숙소인지 사전 조사를 한 뒤 임대 지원금을 책정합니다. 군인은 계급 및 가족 여부에 따라 150만~220만원을 지원합니다. 군무원도 비슷한 수준의 금액을 지원받습니다. 다만 미군 주택과에선 건축물대장에 올라와 있는 공급면적을 가지고 주택 수당을 계산합니다. 고씨의 사례처럼 복층이 서비스면적으로 포함돼 있는 경우엔 미군에서 지원해주지 않습니다. 건축법에 해당하는 오피스텔은 공급면적이 아닌 계약면적으로 산정합니다.
1년치 월세를 한번에 받을 수 있다는 광고도 주의해야합니다. 미국은 1년치 월세를 한꺼번에 임대인에게 지불하는 관습이 있기 때문에 초창기엔 미군도 1년치 임대료를 한번에 납부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한국의 부동산 사정을 고려해 월 단위로 임대료를 납부하는 추세가 더 많아졌다. 평택의 한 임대업 관계자는 “이런 세세한 부분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진행하는 사업자, 면적 등을 가지고 장난치는 일부 분양업자 등이 있다”며 “한탕주의에 빠져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지 않아 피해자가 발생하는 사례가 더러 있다”고 전했습니다.
렌털하우스 인근 중개업소의 중개수수료도 논란거리입니다. 렌털하우스는 미군 주택과의 수당을 받은 미군 개인이 집주인과 계약합니다. 1년 계약시 총 임대료의 6~10%를 수수료로 가져가는 게 일대 관행입니다. 1개월치 월세(연 기준 8.3%)를 달라고 하는 곳이 많습니다. 렌털하우스 투자자들은 중개보수가 지나치게 비싸다며 항의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평택 일대 중개사들은 미군과 부동산 시스템이 달라 관리해야할 것들이 많아 수수료를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한 중개사는 “한국에선 임차인이 한번 입주하면 중개사가 신경쓸 일이 거의 없다”며 “반면 미군은 매달 임대료를 비롯해 관리비, 수리비 등을 모두 각각 중개업소에 맡기고 영어로 소통해야 하니 일이 2~3배 많아 서비스비용을 더 받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투자자들은 “이를 고려하더라도 한달치 월세(약 140만원)를 수수료로 내면 수익률이 더 떨어진다”고 토로합니다.
미군 측에서는 임대 관리 등에 관한 실비수수료(중개보수 제외)가 너무 많다는 의견을 알려왔습니다. 평택시에 따르면 미군과 한미협력사업단이 이에 관해 회의를 거쳐 향후 수수료 관련 방안을 결정할 예정입니다.(끝) /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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