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부동산 경매시장… NPL투자업계 실적 '경고등'

입력 2018-01-11 01:23  

작년 채권 누적 회수율 88%…4년새 15%P 떨어져


[ 이태호 기자 ] 연합자산관리 등 부실채권(NPL: non performing loan) 투자업체의 실적에 경고등이 켜졌다. 채권 회수 창구인 부동산 경매시장이 얼어붙고 있어서다.

10일 국내 최대 NPL 전문 투자회사인 연합자산관리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채권 누적 회수율이 88.0%로 2016년 91.5% 대비 4%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회수율이란 특정 기간 부동산 등 담보자산을 팔아 챙긴 현금을 같은 기간 사들인 NPL 금액으로 나눈 값이다. 비율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안 팔리는 자산이 많다는 의미로 수익을 갉아먹는 요인이다.

연합자산관리의 회수율은 2013년 103.9%에 달했으나 매년 낮아지고 있다. 연합자산관리와 함께 NPL 시장 과반을 점유하고 있는 대신F&I의 회수율도 2013년 102.7%로 정점을 찍고 가장 최근 공개한 2016년에는 41.1%까지 떨어졌다. 이들 회사는 국내 은행에서 주로 부실화한 부동산 담보부대출채권을 사들인 뒤 평균 2~3년에 걸쳐 회수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려왔다.

NPL 회사들은 회수율 저하의 주요 원인으로 부동산 경매시장 침체를 꼽고 있다. 연합자산관리는 지난 9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채권신고서에서 회수율 하락 이유를 “담보 물건의 가치 하락과 경기 침체로 인한 물건 매수 희망자의 감소 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전국 법원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2016년 71.6%에서 지난해 73.8%로 다소 상승했으나 평균 응찰자 수는 4.3명에서 4.0명으로 줄었다. 낙찰률(경매 건수 대비 낙찰 건수)은 39.1%로 5년 만에 하락으로 전환했다.

한 NPL업계 관계자는 “수도권 아파트 가격의 꾸준한 상승세에도 경매시장은 활기를 잃어 회수금액이 줄고 회수기간도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주택매매가격지수(2015년 6월=100 기준)는 지난해 말 103.9로 1년 전보다 1.4% 상승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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