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KRX300' 지수, '국가대표' 되려면…"

입력 2018-01-12 08:05  


다음달 등장할 신규 유가증권 및 코스닥 시장 통합지수 'KRX300'이 '국가대표 지수'가 될 수 있을까.

KRX300의 정착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의 '코스닥 활성화 종합대책'에 연기금에 대한 KRX300으로의 벤치마크 변경 권고 내용 등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분간 투자자들의 관심이 우선적으로 '코스닥150'에 쏠릴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해 신규 통합지수인 KRX300을 개발해 다음달 5일 발표할 예정이다. KRX300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232개 종목, 코스닥 시장 상장사 68개 종목으로 구성된다. 유가 및 코스닥의 종목수 비중은 각각 77%, 23%이고 시가총액 비중은 유가 93.5%, 코스닥 6.5% 수준이다.

한국거래소 측은 "연기금 등의 대규모 자금 운용에 적합한 코스닥시장 대상 벤치마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어 KRX300 개발을 추진하게 됐다"며 "유가와 코스닥시장을 아우르는 명실상부 한국 증시를 대표하는 벤치마크지수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앞으로 KRX300을 기초로 한 지수선물, 상장지수펀드(ETF)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기로 했으나 시기는 밝히지 않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의 기대와 같이 KRX300이 코스피200과 함께 국내 대표 주가지수가 되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12일 "KRX300 정착에 오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며 "연기금에 대한 KRX300으로의 벤치마크 변경 권고 내용이 이번 자료에서는 명시되지 않았고, KRX300 관련 선물, 옵션 상품 개발 등의 시점이 특정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KRX300이 코스피200을 대체하는 대표상품으로 육성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약화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중호 KB증권 리서치센터 델타원파생팀장은 역시 "기존 코스피·코스닥 통합지수인 'KTOP30'지수 개발 사례에 비춰 "단순히 지수만 개발하는 것은 시장 활성화에 부족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KRX300은 기존 KRX100 대비 코스닥 시장 비중이 높게 책정됐고, 과거 수익률과의 비교를 통해 개선점을 찾기 위해 기존 코스피200 방식을 상당부분 준용한 것은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당분간 투자자의 관심은 코스닥150지수에 쏠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연구원은 "통합지수로의 전환은 느리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적으로는 활성화 지원책과 연계되는 코스닥150 종목 위주의 투자가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이 팀장도 "(KRX300 발표의) 현재까지의 내용은 아쉬움이 남고, 당장은 코스닥150에 더 큰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장기 관점에서 KRX300 출범을 고려해 코스닥 종목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KRX300 출범으로 코스닥 시장 주도권은 기존의 ETF 기반 패시브 수급 독주 구도에서 연기금·공제회 아웃소싱 자금집행과 리테일·투신권 러브콜 확대에 근거한 액티브 수급과의 동행 시도로 분화될 것"이라며 "종목별 옥석 가리기 압축대응 여부에 따라 중장기 코스닥 투자전략의 성패가 판가름 날 전망"이라고 했다.

그는 "코스닥 투자전략 초점이 그동안의 유동 시총 기반 사이즈 논리에서 펀더멘털(내재가치)과 수급 여건을 복합 고려한 형태로 진일보할 개연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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